[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자궁이 정상 위치에서 이동해 자궁의 일부 혹은 전체가 질을 통해 빠져 나오는 자궁탈출증(여성생식기탈출) 환자수는 해마다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2014년 2만3008명에서 2018년 2만4917명)
빠른 진단과 관리가 중요한 질환이지만 여성 환자들이 부끄러움 때문에 병원에 늦게 방문하는 것이 현실이다.
재발 및 재수술률도 30%로 높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함께 개복 및 복강경, 로봇 수술법 등을 활용한 천골질고정술(Sacrocolpopexy)을 받는 것이 좋다.
특히 최근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이사라 교수가 인튜이티브서지컬의 최신 로봇수술기기인 다빈치SP(단일공, 싱글포트)로 천골질고정술을 처음 시행해 관심을 받고 있다. 데일리메디가 이사라 교수와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어봤다.
Q. 최근 개최된 대한비뇨부인과학회 학술대회에서 다빈치SP로 시행한 천골질고정술 연구를 발표했는데
자궁탈출증 수술에서 가장 효과가 좋고 재발률이 낮아 표준수술법으로 알려져 있는 천골질고정술은 과거 개복과 복강경으로 주로 이뤄졌다. 그러나 특히 복강경 수술의 경우 많은 봉합이 필요해 수술 및 마취시간이 오래 걸리는 등 까다로운 부분이 많았다. 로봇수술은 좁은 공간에서 움직임이 자유롭고, 또 10배까지 확대 가능한 시야를 확보할 수 있으며 자유로운 봉합이 가능해 여러 개 봉합이 필요한 천골질고정술에서 장점이 있다.
특히 가장 최근 도입된 싱글포트(SP) 로봇수술기는 기존 버전에 비해 봉합이나 조직을 당길 때의 파워가 안정적이어서 집도의가 보다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기존에는 단일공 로봇 천골질고정술 시행 여부를 결정하는데 비만한 환자에게는 적용 제한이 있었지만, 싱글포트(SP)로 수술할 경우 체지방량과 관계 없이 더 많은 환자들이 흉터없이 로봇 천골질고정술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Q. 다빈치 SP를 활용한 천골질고정술 시행시 수술 시간도 단축되는지
다빈치SP와 과거 버전인 다빈치SI의 천골질고정술을 비교했는데, 우선 환자와 로봇 수술기의 환자카트를 연결하는 도킹 시간이 유의하게 줄어 앞으로 상당한 수술시간 단축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빈치SP는 배꼽 구멍하나로 복잡한 수술까지 할 수 있기 때문에 환자들이 더 빠르게 회복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하고 싶다. 보통 복강경 수술은 배꼽 절개부터 봉합까지 3시간 30분 정도 예상되는데 다빈치SP를 이용한 수술은 보통 2시간, 그 중 직접 집도하는 주된 수술시간은 약 1시간 정도 소요된다. 복강경으로 불가능했던 수술 영역들이 다빈치SP를 통해 계속해서 넓어지고 있는 것 같다. 의사 숙련도 차원에서도 기존 버전의 기기에서 단일공 수술을 시행하는 것보다 다빈치SP를 통해 단일공 수술을 시행하는 것이 훨씬 더 빠르게 적응할 수 있다.
Q. 다빈치 로봇수술이 가장 장점인 수술 중 하나가 골반장기탈출증과 관련된 수술이라는 견해가 있는데
골반장기탈출증 해결을 위한 천골질고정술이 가장 복잡한 수술이기 때문이다. 산부인과에서 양성질환 수술에 대한 트레이닝을 거칠 때, 처음에는 아주 간단한 수술로 시작해 자궁절제술, 난소절제술, 근종절제술 등을 거쳐 마지막 단계에서 천골질고정술을 배울 수 있다. 복강경과 비교했을 때 복잡한 구조 내의 접근과 봉합이 쉽다는 다빈치 로봇 수술기의 특성으로 난이도가 높은 수술교육의 어려움을 상당부분 해소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다빈치 SP가 다른 산부인과 분야에서 장점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지
일례로 자궁근종 수술에 있어서도 근종 크기 등으로 개복을 해야만 수술이 가능했던, 즉 일반 복강경으로는 수술이 불가능했던 수술들을 로봇수술기가 복강경으로 수술이 가능하게 만들어줬다. 또 여러 개 구멍을 통해 수술해야만 했던 것을 단일공 수술로 가능케 했다. 단일공 수술에서도 러닝커브 극복 등 기존에 어려웠던 부분을 다빈치SP가 상당부분 해결해줬다고 생각한다.
Q8. 천골질고정술 외에도 로봇수술을 이용한 새로운 수술법 계획이 있는가
기존에 개복으로 진행됐던 수술을 다빈치SP로 대체할 수 있는 범위로 늘려 나가고 싶다. 현재는 환자를 진단하는 MRI를 3D 형상으로 재현할 수 있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더 많은 의료진들이 근종절제술을 더 용이하게 할 수 있도록 무료로 배포해 많은 환자분들에게 혜택이 돌아가게 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데일리메디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