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정승원 기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법안 한 건에 대해 15분도 심사하지 않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민인법연구감시센터 김정덕 연구위원의 20대 국회 전반기 복지위 제출 법안 1325개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이들 법안의 국회 통과율은 27.0%로 나타났지만 가결률은 3.7%로 매우 낮았다.
통과율은 법안 심사 과정에서 원안이 대안반영 폐기로 변경된 것 역시 포함하는 개념으로 가결과는 다르다.
김 위원은 법안 심사 시간을 바탕으로 법안 1건당 심사 시간도 추산했다.
김 위원은 “제출된 법률안 1325개에 대해 법안소위가 열린 일수는 21일”이라며 “하루 평균 법안 심사 시간인 7시간을 기준으로 하루 평균 법률안 심사건수는 28.6건”이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은 “이를 법안 1건당 평균 심사시간으로 환산할 경우는 13.44분이 된다”며 “심사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국회에서 법안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충분한 심사가 이뤄지고 있지 않아 법안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위원은 “최근 국회가 개선방안을 마련한 법안심사소위 복수화나 월 2회 정례화 같은 방법으로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다”며 “그 동안 꾸준히 지적돼 온 의원입법안의 발의건수 늘리는 입법안 제출 행태를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은 8일 법안의 실질적인 품질 개선 모색을 위해 개최되는 ‘20대 국회 전반기 보건복지위원회 법률안 분석 토론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김 위원이 속한 국민입법연구 감시센터(Nation Legislation Research & Watch: R&W)’는 국회 입법의 품질을 높이기 위한 시민단체로 8일 공식 출범을 앞두고 있다.
국민입법연구&감시센터(R&W)는 전직 언론인과 대학교수, 변호사 의사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50여명으로 구성돼 국회의 입법 과정을 연구하고 질적으로 평가해 입법 품질을 높이기 위해 구성됐다.
김구철 입법연구감시센터 설립준비위원장(경기대교수)은 “그동안 많은 시민단체와 학계에서 국회 입법 활동에 대해 주로 정량적인 감시를 해왔다면 R&W는 법안의 내용과 논의 과정을 들여다보면서 법안 품질을 제고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