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정부가 추진 중인 ‘고혈압·당뇨병 환자 의원-보건소 협력등록관리사업(고당 사업)’의 비용편익이 720억원을 상회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여기에는 삶의 질 향상을 비롯해 가족 부양 부담감 감소 등 무형적인 요소들은 포함돼 있지 않아 실질 효과는 더욱 커진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고당 사업을 전국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전국 300만명 고혈압·당뇨병 환자 의원-보건소 협력 관리사업 제언 토론회’에서 이원영 중앙대학교 의과대학 교수(경기도 광명시 고혈압·당뇨병 등록교육센터장)는 이 같이 주장했다.
고당 사업이란 정부가 만성질환 관리를 위해 추진 중인 고혈압·당뇨병 등록관리 시범사업이다.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30세 이상 우리나라 성인 3명 중 1명은 고혈압, 8명 중 1명은 당뇨를 앓고 있다. 특히 노인 경우 약 300만명이 고혈압 혹은 당뇨를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정부는 고혈압·당뇨를 포함한 만성질환관리사업을 지자체에서 시범사업으로 운영 중에 있는데, 특히 광명시의 경우에는 지난 10년간 고혈압·당뇨병 등록관리사업을 의원-보건소 협력 하에 진행하고 있다.
이 교수는 고당 사업의 편익추정을 위해 ‘2018년 중앙심뇌혈관 예방관리사업 지원단 최종보고서’에서 발표한 지난 2010년에서 2012년까지 등록군 12만 6450명과 2010년부터 2012년까지 고혈압·당뇨로 의료이용 기록이 있는 대조군 12만 6450명을 5년 동안 추적 조사한 결과 값을 반영했다.
고당 사업 편익은 사망률 감소로 인한 노동생산성 증가 및 합병증 발생 감소로 인한 입원진료비 절감, 합병증 발생 감소로 인한 노동생산성 증가 등이 편익으로 계산됐다.
이 결과 고당 사업 5년간 총 편익은 722억 9424만원이었다. 세부적으로는 사망률 감소로 인한 노동생산성증가(130억 3863만원), 뇌혈관질환·심장질환·신장질환 등 합병증 예방으로 인한 입원진료비절감(530억 7940만원), 동 질환 합병증 예방으로 인한 노동생산성증가(61억 7619만원) 등이었다.
고당 사업에 투입된 총 비용은 519억 7032만원으로, 편익/비용 비는 1.4다.
이 교수는 “사회적 효용의 크기가 투입 비용보다 큰 것으로 나타남으로써 고혈압·당뇨병 등록 관리사업의 경제적 타당성이 입증됐다”며 “추가로 국민건강보험공단 입장에서는 33만명을 대상으로 사업할 경우 5년 동안 300억원의 추가 진료비 증가가 있지만 510억원의 진료비 절감이 생겨 오히려 210억원을 아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료비 절감·의료전달체계 개선 등 전국 확대해야”
비용편익이 1을 훌쩍 넘어간다는 주장이 제기 됨에 따라 고당 사업을 전국적으로 확대할 필요성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이 경우 국민의료비 절감 및 노인빈곤 감소, 의료전달체계 개선 및 주치의 효과 등 장점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 교수는 “전국적으로 확산돼 3000억원이 투입될 경우 5년 동안 총 사회적 비용은 8900억원 정도이고, 사회적 편익은 1조 2000억원으로 약 1.4의 비용 대비 편익이 발생할 것”이라며 “5년 동안 국민의료비 약 4000억원이 감소하는 결과”라고 강조했다.
이어 “보건소-의원 연계로 인해 주민들의 지역의원에 대한 충성도 향상으로 의료전달체계 정립에 도움이 되고, 의원이 만성질환관리에 있어 대학병원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나아가 오랜 진료관계 유지로 인한 신뢰 제고 등으로 주치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