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본부 대변인으로서 국민건강에 초점을 두고 합리적으로 의견을 수용해가겠다. 일반 국민부터 이익이나 목적을 가진 이들까지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므로 각각의 입장을 잘 살펴 소통해 나가겠다.”
질변관리본부 위기소통담당관에 발탁된 고재영 전(前) 국민소통팀장은 10일 보건복지부 세종청사에서 전문기자협의회와 만나 이 같은 포부를 전했다.[사진]
앞선 지난 2015년 12월 질병관리본부 차관급 격상과 함께 대국민 소통을 위한 대변인 역할의 ‘위기소통담당관’이 신설됐다.
이후 위기소통담당관은 관련 법령에 따라 민간인도 지원할 수 있는 개방형직위로 전환됐다. 2016년 6월 박기수 보건복지부 전(前) 대변인실 홍보기획담당관 박기수 서기관이 처음으로 임명됐다.
그 바통을 이어 받아 지난 8일자로 인사발령을 받은 고재영 담당관에게 정은경 본부장은 무엇보다 내부소통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위기대응을 위해선 내부 역량을 모으고 소통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번 임명에 대해 고재영 담당관은 “면접에서 공중보건 위기소통 관련 질문이 많았던 사실에 비춰 위기소통, 질병관리에 경험이 있는 사람에게 기회를 줬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당시 소통 부재에 따른 홍역을 치렀던 질병관리본부는 공중보건 위기 상황에서 신속, 정확, 투명한 쌍방향 소통의 필요성을 절감했고, 대대적인 변화를 모색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최근 국민소통단 3기 발대식을 개최했다. 이들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질병이슈에 대해 국민의 시각에서 문제점을 발굴하고 소통방향을 제안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서울부터 제주까지, 20대부터 70대까지 폭 넓은 연령과 지역에서 선발됐다. 대학생, 주부, 건강상담사 등 여러 직업군과 베트남에서 귀화한 다문화가정도 참여, 폭 넓은 국민소통이 가능케 됐다.
홍보 및 소통에 있어 최근 이어진 성과에 대해 고재영 담당관은 “오랜 기간 홍보 및 소통을 담당하던 사람들이 각자 부서에 있다가 작년에 처음으로 한 부서로 모이면서 좋은 성과가 있었다. 올해도 탄력을 받아 이어가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메르스 사태 이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질본의 ‘공중보건 위기소통 정책’은 한국정책학회로부터 '2018 한국정책대상'을 수상했다.
아울러 질본의 카카오 소통체계는 공공기관의 모범사례로 평가 받는다. 타 부처에서의 문의와 벤치마킹 사례가 이어지면서 불통 행정문화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특히 국민·언론·의료기관 등과 24시간 소통체계를 구축하고, 신속·정확·투명하게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위기 발생시 국민 불안감은 낮추고, 사회적 피해 최소화 초석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는다.
적은 인력에 대해선 아쉬움을 전하기도 했다. 고 담당관은 “타 부처에는 디지털소통팀만해도 별도 부서로 전문가들이 상주하고 있다. 우리는 올바른 정보를 전달해야하는 기관인데도 한명이 담당한다. 국민들과의 직접 소통을 위해선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예산 역시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콜센터와 별개로 온라인 소통에 4억원의 예산이 투입되고 있지만 운영이 쉽지 않다. 다행히 최근 각 부서 사업비를 묶으면서 그 규모가 확대돼 약간의 숨통은 트이게 됐다.
보건의료계 및 각 지자체와의 소통에 대해 고 담당관은 “각 분야에서 모인 전문가 소통 자문단은 이미 만들어졌다. 이를 통해 지역 의료기관, 보건소 등과 협력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최근 질본은 광고, 언론, 심리, 예방의학, 감염내과, 지역보건소, 지역병원협회장 등이 참여하고 있는 자문단에 대해 별도 교육도 진행했다. 향후 보건소에도 질본의 감염병 대응 및 소통시스템을 교육할 예정이다.
의약단체들에 대해 그는 “국민건강을 위해 함께 일하는 파트너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서로 협력하고 입장을 이해하면서 교류해 나가자”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