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성은 기자] 요즘 의사들에게 인공지능(AI)은 더 이상 미래가 아닌 현실이다.
영상의학과를 시작으로 AI가 본격적으로 의료계에 접목되기 시작하자 의대생을 비롯해 공중보건의, 전공의 등 젊은의사들은 관심과 함께 막연하지 않은 불안감이 느껴지는 상황이다.
최윤섭 디지털 헬스케어 파트너스 대표 겸 전산생물학 박사는 최근 젊은의사를 대상으로 한 ‘인공지능은 의료를 어떻게 혁신하는가?’라는 강연에서 AI에 대한 의료계 불안감을 엿볼 수 있는 자료를 공개했다.
최윤섭 대표에 따르면 영상의학회 학술대회에서 현장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 중 18%가 "AI 시대에서 영상의학과 의사에게 필요한 것은 ‘AI 확산 방지 노력'이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메디스태프 강연을 공동 주최한 대한의과대학·의과대학원 학생협회(이하 의대협) 전시형 회장은 “미디어는 물론이고 온 세상이 AI에 주목하는 상황에서 의대생 또한 관심이 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AI의 향후 의료계 영향력이 얼마나 될지 가늠이 안 되는 상황에서 구체적인 고민보다는 막연한 불안감이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대한전공의협회(이하 대전협) 이승우 회장도 “의료계에서 새로운 기술은 떼놓을 수 없다. AI를 비롯한 4차산업기술이 본격 적용될 날이 정말로 얼마 남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많은 젊은의사들이 곧 도태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의료계 전반적으로 인공지능시대 도래에 대한 관심은 높은 반면 의사들을 위한 관련 교육 여건은 아직 미비한 상황이다.
전시형 의대협회장에 따르면 국내 의과대학 중 AI를 비롯한 4차산업 기술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필수로 개설한 곳은 현재까지 없다.
전 회장은 “학생들은 의대 커리큘럼을 소화하기에도 빠듯한 상황이다. 의대 교수들이 관련 연구를 다수 진행하고 있지만 해당 주제를 가르칠 만큼의 전문가가 없는 것도 이유”라고 설명했다.
현재 의과대학 내에서는 선택과목 혹은 특강을 통해 조금씩 IT관련 수업을 제공하고 있다.
연세의대는 본과와 의학전문대학원 1학년 학생들의 선택교과 과정으로 '인공지능과 영상의학'을 진행한 바 있다.
전공의들은 AI에 관심은 있지만 바쁜 수련환경 탓에 교육 프로그램이 개설돼도 참석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대전협은 최근 메디스태프와 의대협,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와 ‘우리 앞에 다가온 인공지능’이란 강연을 공동주최했지만 이날 참석한 전공의는 거의 없었던 실정이다.
이승우 대전협회장은 “젊은 의사일수록 AI 등 의료 신기술에 대해 주체적이고 주도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대전협 입장에서는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등 보다 우선시해야할 과제들이 산재돼있어 관련 교육을 적극 진행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기동훈 메디스태프 대표는 “10년 후 의료 인공지능은 의료 현장에서 자연스럽게 사용될 것”이라며 “젊은 의사들이 미리 준비해 의료 인공지능을 지배하고 선도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구체적으로 뛰어들면 미지의 분야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도 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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