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한의학에서 ‘와사풍’으로 불리는 말초성 안면신경마비는 흔히 겨울에 발생하기 쉽다고 알려져 있는데, 최근에는 과도한 냉방으로 인해 여름에도 환자가 많아져 노년층의 면역력 관리가 요구되고 있다.
23일 강동경희대한방병원 침구과 남상수 교수는 “나이가 들면 면역력이 약해지기 때문에 더욱 안면신경마비에 걸리기 쉽다. 그래서 겨울 뿐 아니라 여름에도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안면마비는 한쪽으로 입이 돌아가거나, 한쪽 눈이 잘 감기지 않는 등을 주 증상으로 하는 질환이다. 우리 몸 안의 바이러스가 잠재돼 있다가 면역력이 약해지면 활성화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특히 60대 이상 노년층의 증가 폭이 두드러지는 양상을 보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빅데이터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안면신경마비(질병코드: G51, 안면신경장애)로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는 여름철인 6월~8월 11만2370명, 겨울철인 12월~2월에 11만244명으로 오히려 겨울철보다 여름철에 더 많았다.
안면신경마비 발병 초기에는 신경 손상이 진행됨에 따라 마비가 점점 심해지는 경과를 보인다. 신경 손상의 정도에 따라 다양한 예후를 보이는데, 초기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거나 신경 손상 정도가 심할 경우 다양한 후유증을 남길 가능성이 커진다. 초기치료에 따라 완치율 및 치료 기간이 달라지기 때문에 초기부터 적극적이고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강동경희대한방병원 안면마비센터에서는 초기 입원 집중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의대병원과 협진 진료를 통해 신경 손상의 정도를 검사하고 마비 중증도에 따라 침, 봉독 약침, 전기 침, 한약 등 복합적인 한방치료를 집중적으로 시행, 초기 신경 손상을 최소화하고 신경 기능을 빠르게 회복시켜 완치율을 높이고 있다.
재발 가능해 꾸준한 면역상태 관리 필수
안면신경마비는 재발이 가능한 질환이므로 치료 이후에도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보통 10년 이내 재발률이 5~10% 정도로 알려져 있는데, 임상적으로 봤을 때 수개월 내에 재발해 병원을 찾는 경우가 잦다.
남상수 교수는 “안면신경마비가 같은 부위에 재발한 경우, 대체로 증상이 더욱 심하고 후유증이 남을 가능성이 높으며 치료도 어렵다"며 "따라서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치료를 제대로 마무리하고면역력을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면역력은 심한 온도변화 외에도 과로나 과도한 스트레스, 수면 부족, 잦은 편두통 등 다양한 요소의 영향을 받는다. 이처럼 면역력이 약해지기 쉬운 환경이면 안면신경마비는 얼마든지 재발할 수 있다. 따라서 침, 한약 등의 적절한 치료를 통해 평소 몸의 상태를 개선할 필요가 있으며, 면역력을 높여주는 보약 처방 등이 도움 될 수 있다.
특히 과도한 냉방으로 인해 실내외 온도 차가 커지면 면역력이 떨어지기 쉽고, 안면신경마비를 유발하는 바이러스 감염, 염증 발생 등에 취약해질 수 있다.
남 교수는 “여름은 더워서 추위 질환이 없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냉방병과 여름 감기에 걸리는 사람이 많다. 안면신경마비도 과도한 냉방과 면역력이 저하되면서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메디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