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대대적인 규제 개혁과 함께 단독법까지 제정되면서 체외진단기기 업계가 대내외적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업계 목소리를 대변한다"는 단체들이 난립하고 있어 자칫하면 대표성이 흐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현재 체외진단기기분야를 대표하는 단체로는 체외진단기업협의회,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체외진단제품위원회, 한국체외진단의료기기협회 총 세 곳이 발족돼 있다.
체외진단기업협의회는 2011년 설립된 한국바이오협회 산하 협의회다. 수젠텍과 나노엔텍, 마크로젠 등 상장 업체들을 비롯해 80여 개사가 가입돼 있는 대형 단체다. 소속 기업 또한 혈당 측정에서 유전체분석 서비스(DTC)까지 다양한 제품을 취급하고 있다.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산하 체외진단제품위원회는 협회 내 분과 형태로 존재하다가 지난 2012년 독립적인 위원회로 승격됐다. 협회는 올해부터 ‘규제제도개선팀’을 별도 구성해 체외진단분야 업무를 강화하고 있다.
이 곳 회원사는 다국적기업 및 수입사 비중이 높은 편으로, 식약처 체외진단기기과와의 공식 간담회 및 수시로 이뤄지는 모임을 통해 허가심사 및 보험 관련 애로사항과 제도개선 건의를 진행하고 있다.
가장 최근 설립된 한국체외진단의료기기협회도 비슷한 노선을 취하고 있다. 젠바디와 녹십자엠에스 등 40여개 국내사가 가입된 상태다.
최근 첫 정기총회를 개최한 체외진단의료기기협회는 “바이러스 진단 키트부터 박테리아 센싱까지 얼핏 보기에는 전혀 관련이 없을 것 같은 이들이 한국 체외진단기기산업 부흥이라는 기치 하에 뭉쳤다”며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부의 규제 혁신에 적극 동참해 의견을 개진·반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체외진단기기업계의 가장 큰 과제는 체외진단의료기기법의 하위 법령을 마련하고 선(先) 진입, 후(後)평가 시범사업에 대한 업계 의견을 정부에 전달하는 것이다.
문제는 업계가 아직 정부에 체외진단기기 분야의 특수성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A의료기기업체 관계자는 “체외진단장비는 인체에 삽입되는 제품과 성격과 목적이 다른데도 일반 의료기기와 동일한 규제를 받아왔고 이 때문에 단독법의 필요성을 주장한 것”이라며 “업계 입장에서 보기에는 부처에 아직 전문가가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다른 B의료기기업체 관계자도 “연구소에서 제조한 시약이 효과를 발휘하면 그대로 체외진단장비로서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라며 “기존 의료기기와 같은 관점에서 바라보면 이해하기 힘든 특수성이 많은데 이를 정부에 제대로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대표성’을 표방하는 단체들이 난립하는 것이 외려 정부와 단일 창구로 소통하는 것보다 업계의 대표성을 흐릴 수 있다는 우려다.
한편, 대한의료기기협회 체외진단제품위원회 측은 “각 회원사들의 특징이 다르기 때문에 목적과 추구하는 바가 조금씩 차이가 날 수는 있다. 대관업무 등에 있어 우선순위를 정하고 업계의 통일된 목소리를 전달해 정책이 빠르게 추진될 수 있는 구심점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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