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소위 한국형 왓슨인 인공지능(AI) 기반 질병 진단 보조 소프트웨어 ‘닥터앤서(Dr.Answer)’가 임상현장에 본격적으로 적용될 전망이다.
지난 26일 분당서울대병원 헬스케어혁신파크에서 개최된 ‘닥터앤서 임상적용 스타트 선포식’에서 사업추진단장 김종재 연구원장(서울아산병원)은 “닥터앤서가 3개 분야를 시작으로 의료현장에서 본격적으로 활용될 전망”이라며 “닥터앤서는 국가적인 소프트웨어로 발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닥터앤서는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하는 한국형 인공지능 정밀의료 솔루션으로, 전국 26개 병원과 22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2020년까지 357억이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으로 현재까지 뇌출혈진단, 뇌동맥류 병변진단 등 8개 소프트웨어 개발이 완료돼 전국 11개 병원에서 임상을 시작했다.
세부적으로는 ▲서울아산병원 심뇌혈관질환 ▲세브란스병원 심장질환 ▲삼성서울병원 유방암 ▲가천대길병원 대장암 ▲서울성모병원 전립선암 ▲분당서울대병원 치매 ▲서울대학교병원 뇌전증 ▲고려대학교구로병원 소아희귀난치성유전질환 등이다.
이날 선포식에서는 심뇌혈관 및 소아희귀난치성유전질환, 치매 분야 임상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부분이 먼저 공개됐다.
심혈관 분야에서는 관상동맥 석회화점수 자동측정 소프트웨어 및 심혈관질환 재발 예측 소프트웨어가 개발된다.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양동현 교수는 “기존 관상동맥 석회화점수 프로그램은 석회화를 검사자가 확인해 혈관 위치를 수동으로 배정한다”며 “검사 난이도, 석회화의 중등도, 검사자 숙련도에 따라 많게는 10분까지 늘어나는 소요 시간을 단축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이어 “기존 진료시 활용되는 전자의무기록 소프트웨어는 중요도가 낮은 데이터까지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탓에 효율성이 저하된다”며 “인공지능을 활용한 환자 의무기록 분석을 통해 심혈관질환 관련 주요 사건 발생 예측 점수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개발해 환자 위험을 관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뇌혈관질환 진단 소프트웨어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경북대병원 박재찬 교수는 “뇌동맥류 및 뇌출혈 진단 보조 솔루션을 통해 병변을 자동 검출하고 병변 정량 및 형태 정보, 증상 진단, 결과 보고서 등을 환자에게 제공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의사는 수많은 영상을 일일이 검토할 필요 없이 환자와 효율적으로 소통할 수 있다”고 밝혔다.
소아희귀난치성유전질환 분야에서는 발달지연 및 난청 조기 진단 소프트웨어를 개발한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은백린 교수는 “신생아의 0.5%가 난청 진단을 받으면 발달 지연은 10%에 달한다. 그러나 난청 및 발달지연 진단에 필요한 유전 변이 해석은 최대 5년까지 소요된다”며 “이를 7주로 단축하고 진단율 또한 현행 40%에서 90%까지 높일 수 있는 소프트웨어 시제품이 올해 내 출시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닥터앤서 개발을 지원하고 있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올해 말 서울아산병원에 닥터앤서 쇼룸을 설치하고 닥터앤서에 대한 이해 증진 및 실질적 서비스를 미리 체감할 수 있도록 하고, 전국 대형병원 및 권역별 거점 병원을 중심으로 지역별 시연회와 콘퍼런스를 주최할 방침이다.
또 올해 말 고대의료원 3개 병원에 시범적용을 목표로 하고 있는 정밀의료 병원정보시스템(P-HIS)과 5G기반 AI응급의료시스템을 닥터앤서와 연계해 통합적 첨단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과기부 민원기 차관은 “우리나라는 투자 규모는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적지만 세계 최고 수준의 ICT 역량이 있고 상위 1%의 인재가 있다. 이를 잘 활용한다면 세계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국민들에게 필요한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규제 개선 노력을 경주할 것이다. 닥터앤서가 대표적인 성공 사례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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