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독감 간이검사 급여화를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관련 정책의 실무 책임자인 보건복지부 손영래 예비급여과장이 입장을 내놨다.
‘
합의’를 전제로 한 추진 방침과 함께 ‘보상’에 대한 의지도 분명히 했다. 적정수가는 물론 특수수가 신설 가능성도 언급했다.
특히 전날 심평포럼 행사장 단상에 드러누워 시위를 벌인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임현택 회장을 의식한 듯 “미리 와서 누울 필요 없다”며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태도도 보였다.
손영래 예비급여과장은 31일 전문기자협의회와 만나 ‘인플루엔자 간이검사’ 급여화에 대한 정부의 입장과 향후 로드맵에 대해 소개했다.
일단 현재 응급실과 중환자실에 한해 적용되고 있는 독감 간이검사 급여화 범위 확대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의학적으로는 충분히 급여화가 필요하다”며 “다만 규모가 워낙 크고 대상자나 빈도 역시 방대하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독감 간이검사의 경우 의원급 의료기관 비중이 월등한 만큼 개원가와 지역병원 중심으로 협의기구를 구성해 본격적인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손영래 과장은 “서로 충분히 동의하지 않은 상태에서 급여화를 강행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미리 와서 누울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초미의 관심사인 수가 수준에 대해 전향적인 태도를 보였다. 터무니 없이 수가를 낮게 책정해 의료기관들이 피해를 보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독감 간이검사 시장 2000억원대, 수가 낮게 잡아 소위 후려치는 계획 없어"
그는 “독감 간이검사 시장이 어림잡아 2000억원 규모다. 수가를 낮게 잡아 줄인 후 입을 씻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며 “시간이 걸려도 최적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2000억원에 대한 보상은 확실히 보장한다. 다만 수가만으로 접근해야 할지 진찰이나 관리 쪽 수가와 연계시킬지 모여서 논의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최소 2만5000원에서 최대 4만원까지 각 의료기관 마다 간이검사 가격이 달리 책정돼 있는 만큼 급여 가격을 섣불리 결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손 과장은 “막상 논의에 들어가면 개원가도 수가인상이 능사가 아님을 알게 될 것”이라며 “수가는 적정수준으로 올리고 특수 행위에 추가 보상이 이뤄지는 형태를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료계는 급여화에 따른 손실을 우려하지만 비급여 규모 만큼은 충분히 보상할 것”이라며 “복지부는 돈을 풀 의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손영래 과장은 급여화 논의 카운터 파트너로 망설임 없이 대한의사협회를 지목했다.
그는 “이번 사안은 학회보다는 대한의사협회 참여가 중요하다”며 “다만 현재 복지부와 의협 관계가 애매한 만큼 쉽지만은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어 “아직 의협에 정식으로 협의를 제안하지는 않았다”며 “하반기 논의를 시작할 예정인 만큼 최대한 의협이 참여할 수 있도록 설득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재 진행 중인 보장성 강화 방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손영래 과장은 “전립선 초음파는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2주 후에는 정식으로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실무논의가 완료된 만큼 건강보험정책심위원회를 거쳐 오는 9월부터 급여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오는 10월로 예정돼 있는 복부‧흉부 MRI 역시 마무리 중이며, 2000~3000억원 규모인 부인과초음파는 전립선초음파 급여화 후에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