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올해 상반기 국내 경구용 항응고제(NOAC) 시장의 선두주자는 '자렐토'에서 '릭시아나'로 교체됐다. 릭시아는 하반기에는 1위 굳히기에 들어갈 예정이다.
31일 의약품 시장조사업체 유비스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다이이찌산쿄의 '릭시아나'(성분명 에독사반)는 252억원 처방되며, 지난해 같은 기간 148억원과 비교해 70.27% 급성장했다.
NOAC 중 가장 늦은 2016년 2월 출시된 릭시아나는 지난해 1분기 69억원, 2분기 79억원, 3분기 89억원으로 꾸준히 처방이 늘다가 4분기 100억원을 돌파했다. 이런 기세를 몰아 올해 1분기 자렐토 추월에 성공했다.
릭시아나 선전에는 제품력과 함께 다이이찌산쿄와 코프로모션 파트너인 대웅제약의 호흡이 주효했다.
NOAC 제품 중 유일하게 아시아권에서 개발된 릭시아나는 아시아 국가에서 진행된 임상 1, 2상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기존 와파린의 한계로 지적돼 온 출혈 위험 방지와 함께 복용 편의성도 개선됐다.
다이이찌산쿄와 대웅제약은 오랜 기간 파트너십을 유지하며 다양한 품목을 성공시킨 경험을 바탕으로 릭시아나 마케팅 및 영업활동에 적극 활용했다.
2위를 차지한 바이엘의 '자렐토'(성분명 리바록사반)는 릭시아나에게 1위 자리를 내준 것은 물론 처방 실적도 하락세를 보이며 우울한 성적표를 받았다.
자렐토의 2019년 상반기 원외처방액은 2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3% 실적이 감소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지난해 4분기 121억원 처방됐지만, 올해 1분기 100억원으로 급락했다.
실적 하락의 원인은 자렐토를 생산하는 독일 제조공장이 유지보수 문제로 인해 올해 상반기까지 자렐토 공급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이에 자렐토 부족 사태가 발생하며 처방 1위 자리를 놓쳤지만, 이달부터 공급이 재개돼 하반기 다시 한 번 1위 탈환에 나설 예정이다.
지난해 상반기 2위였던 BMS의 '엘리퀴스'(성분명 아픽사반)는 3위로 순위가 한 단계 내려갔다. 엘리퀴스는 올해 반기 199억원 처방되면서 안타깝게 200억 고지를 넘지 못했다.
그러나 엘리퀴스는 작년 상반기 152억원에서 올해는 199억원으로 처방액이 30.92% 성장했다. BMS는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국내 제약사를 상대로 '아픽사반 제제' 특허 소송을 진행 중이다.
지난달 종근당과 휴온스, 알보젠, 인트로바이오파마를 상대로 청구했던 특허무효심판 취소송에서 패소 판결이 나왔지만, 이에 불복해 대법원 상고에 나선 것이다.
4위에 머물러 있는 베링거인겔하임의 '프라닥사'(성분명 다비가트란)는 올해 상반기 처방 실적이 내림세를 보였다. 2018년 상반기 원외처방액이 82억원이었지만 2019년 상반기 81억원으로 1.22%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NOAC 치료제의 경우 지금까지는 종합병원 중심으로 처방이 돼 왔는데, 최근에는 급여 확대와 국내 제약사들과의 코프로모션으로 의원급 처방도 늘고 있어 향후 개원가가 승부처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