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외부컨설팅 업체의 경영 관여 논란으로 김보형 前 병원장이 사직서를 제출한 건국대학교 충주병원이 지난 3년간 수 십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6일 결산에 따르면 건국대학교 충주병원은 2016년 14억7900만원 적자를 시작으로 2017년 40억 2600만원, 2018년 47억 5700만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런 적자를 극복하고 병원 경영 정상화를 위해선 무엇보다 과거 잇단 의료사고 발생으로 신뢰가 떨어진 충주 시민들의 믿음을 회복해야 한다는 것이 공통된 견해다.
앞서 건국대 충주병원에서는 수차례에 걸친 의료사고 논란이 발생했다.
지난 2015년에는 병원에서 맹장수술을 받은 환자와 가족들이 수술 과정에서 모르핀을 포함한 마약류 마취제를 과다 투여했다며 병원 측에 항의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환자는 수술 후 4일이 지나도록 의식을 되찾지 못했고 결국 헬기를 동원해 삼성서울병원으로 전원, 치료 후 깨어났다.
또 2014년에는 병원서 맹장수술을 받은 충주경찰서 경찰관이 수술을 받은 뒤 약 보름 후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유족은 환자가 수술 후 복통을 호소했으나 제대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의료과실을 주장했다.
같은 해 계단에서 굴러 이송된 환자에게 CT 촬영 등 검사를 실시한 후 이상 소견이 없다며 집으로 돌려보냈지만, 이후 복통을 호소하던 환자가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인이 계단에서 떨어진 충격으로 인한 장기 파열 및 복강 내 출혈로 알려지며 환자 측은 초진한 병원에 책임을 물었다.
거듭된 의료사고가 지역민들의 불안감을 증폭시켰고, 결국 환자들이 발길을 돌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산달을 앞둔 한 충주 시민은 “제왕절개 수술을 할 병원을 알아보고 있는데, 건대 충주병원은 의료사고가 많이 발생했다고 들어 불안하다. 그래서 다른 산부인과 의원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충주시에 거주하는 또 다른 시민도 “건대 충주병원에서 의료사고가 수차례 있었다는 사실은 지역민들 사이에서도 익히 알려졌다”며 “의료사고 소식이 들려오면 ‘이번에 또’라는 반응이 나온다”고 언급했다.
병원 한 관계자는 “과거 의료사고가 발생했던 병원에 대한 충주 시민들의 불안감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경영 정상화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선 안전하고 질 높은 의료서비스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 병원 측이 자문을 구하고 있는 외부 컨설팅업체는 당장의 의료이익 창출 등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 내부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만성 적자에 시달리던 병원은 2018년 10월부터 외부 컨설팅 업체 앨리오앤컴퍼니에 경영자문을 구하기 시작했으나 과도한 경영개입과 지나친 상업화전략을 문제 삼은 노조가 문제를 제기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민주노총 건국대충주병원 지부 관계자는 “2017년 5월 병원 매출이 57억 원이었는데 의사 성과급제를 하면서 60억 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며 "의사들이 비급여 항목에 필요 이상의 처방을 내려 병원 수익은 올라갔다. 업체가 병원의 상업화를 심화시켰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유자은 건국대학교 법인 이사장은 최근 외부컨설팅 업체 논란이 확산되자 병원 구성원들에게 보낸 서신에서 “건국대충주병원은 의료서비스 질 저하, 전문인력 부족, 구성원 불신, 지역사회 평판도 하락 등 성장통을 겪고 있다”며 병원 정상화를 위한 협력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