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산업통상자원부가 로봇산업 육성을 위해 추진하던 4000억원대 규모의 ‘비즈니스 창출형 서비스 로봇 시스템 개발사업’이 예비타당성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고 좌절됐다.
수술로봇 국산화 필요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대안이 제시될 수 있을지 추후 향배가 주목된다.
비즈니스 창출형 서비스로봇 시스템 개발 사업은 ▲식사 및 이송보조 등의 돌봄로봇 ▲노약자, 장애인 보조 등 웨어러블 로봇 ▲스마트 수술로봇, 로봇팔 등 의료로봇 ▲실내외 배송용 물류로봇 등 국제로봇연맹(IFR)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받은 4대 전략 분야를 중심으로 로봇 기술을 개발하고 민간에 보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돌봄로봇 분야에서는 중증 환자의 이송지원, 배변처리 자동화, 손 마비환자 식사지원 등 수요는 많지만 가격이 높으며 국내 기술 수준도 낮은 영역을 중심으로 R&D 추진이 기획됐다.
의료로봇은 수요처인 병원이 개발부터 보급까지 참여하는 ‘수요연계형 기술개발’과 안전성 확보를 위한 ‘실증형 보급사업’으로 나눠 추진되며, 임상분야에 따라 산발적으로 개발하던 방식을 탈피해 영상처리, 로봇팔 등 공통 기술 중심으로 개발을 추진한다는 계획이었다.
여기에는 세부과제 중 하나로 고대안암병원 송인석 교수가 추진하고 있던 치과용 임플란트 수술 로봇 개발 내용도 포함돼 있다.
또 전국 국공립 병원과 재활병원 등을 의료로봇 특화센터로 지정하고 수술로봇 임상시험 설계·분석, 임상데이터 확보 등을 지원해 신의료기술평가 등 인허가 기간까지 단축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그러나 해당 사업이 예비타당성 조사의 최종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산자부 측은 “예타 재추진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의료로봇 분야의 경우 보건복지부가 올해 ▲돌봄로봇 중개연구 및 서비스모델(13억) ▲마이크로의료로봇 실용화(75억) 등 로봇 R&D 분야를 확대할 계획을 밝힌 바 있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또한 전체 예산 가운데 10%에 달하는 1200억원을 수술로봇 개발에 투자할 방침이다.
그러나 단일 로봇 분야 지원책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사업이 좌절된 만큼 대안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산자부는 이미 “수술로봇 R&D 예산과 실증 시범사업 예산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산업계에서도 수술로봇 국산화 필요성을 여러 차례 제기해 왔다. 최근 국회서 열린 ‘수술로봇 도입과 안정적 활용 기반 조성을 위한 규제 혁신 방안’ 세미나에서 국내 로봇 개발 업체 고영테크놀로지 전정열 정무는 “국가 지원 하에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해 의료 현장에 수술로봇 투입을 확대하고 전반적인 로봇산업 활성화를 해야 할 시기”라고 지적했다.
한국로봇학회 이병주 회장 또한 “의료로봇은 산업적 관점에서 발전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국제 경쟁력 제고를 위해 정부가 제도정비 및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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