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백성주 기자] 의사와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에 이어 이번에는 약사와 한약사 간에 업무 범위를 둘러싼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한약사의 일반약 판매행위 금지 입장을 보이던 보건당국이 현장 상황을 신중히 살필 것이라는 다소 유보적 입장을 보이면서 약사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8일 복지부에 따르면 한약사 일반약 판매 행위와 관련한 방침은 변하지 않고 지속됐다. 관련 민원에 대한 유권해석에선 ‘한약사 일반약 판매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일관된 입장을 제시했다.
한약사의 일반약 판매 가능여부를 묻는 민원은 약사법상 약국 개설은 약사뿐만 아니라 한약사에게도 허용하고 있고, 의약품 판매는 ‘약국 개설자’로 규정된데 비롯됐다.
한약사는 약국 개설과 의약품 판매가 가능한 직능이지만, 한약제제에 관한 약사 업무로 그 범위를 제한해 해석하는 과정에서 논란이 야기될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의약품 판매에 있어 각자의 해석에 따라 다르게 본다는 면에서는 ‘입법불비(立法不備)’가 있다”면서 “입법적인 논의와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입법불비'는 법과 제도로 명확히 준비돼 있지 않은 상태를 의미한다. 현재 논란의 여지가 있고, 이를 판가름 할 땐 사회가 용인할 수 있는 범위에서 판단해야 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그는 “한약사의 일반약 판매가 현행 업무범위를 벗어난 바람직하지 않은 상황임은 맞지만, 죄형법정주의 원칙상 처벌할 수 없고 현재로선 규제할 수 없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전했다.
현재 국회에선 김순례 의원(자유한국당)이 현재 약사와 한약사 업무범위 명확화와 약국 명칭 등에 대한 약사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는 상황이지만 1년이 넘도록 계류 중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조제와 관련한 업무는 명확히 구분되지만 의약품 판매는 한방분업이 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법을 정비하지 않는 한 직능 간에 해석이 여러 갈래로 나올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복지부는 이를 '입법불비'로 규정하고 미비한 법 수정·보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하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어 복지부는 현장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양 직역이 실무적 논의를 진행할 필요를 당부했다.
이 관계자는 “두 직역 모두 각자 역할을 통한 국민 건강과 안전을 위해 필요하다”면서 “이를 계기로 현장에서 약사회와 한약사회가 실무적 논의를 가져 국민을 위해 각자 역할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