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한미약품이 개발한 경구용 항암신약 ‘오락솔’의 글로벌 임상 3상 결과 윤곽이 나왔다.
기존 정맥주사용 항암제보다 효능과 편의성이 우수하고, 주요 부작용인 신경병증 발생 빈도 역시 획기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미약품 파트너사인 아테넥스는 오락솔 임상 3상의 핵심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이를 토대로 빠른 시일 내 미국 FDA에 신약허가 사전미팅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8일 밝혔다.
오락솔은 정맥주사용 항암제 파클리탁셀을 경구용으로 전환한 혁신 항암신약으로, 한미약품이 개발한 플랫폼 기술 ‘오라스커버리’가 적용됐다. 한미약품은 2011년 미국 바이오사인 아테넥스에 이 기술을 이전했다.
아테넥스는 총 402명의 전이성 유방암 환자를 두 집단으로 나눠(오락솔 265명, 정맥주사용 항암제 137명) 임상 3상을 진행했다.
임상결과에 따르면 오락솔은 1차 유효성 평가지수인 ORR(객관적 반응률)이 36%로, 정맥주사 투여군(24%)과 대비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개선을 보였다.
PFS(무진행생존기간)와 OS(전체생존기간)도 오락솔 투여군이 정맥주사 투여군보다 길었으며, 이 두 수치는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더 길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아테넥스는 파클리탁셀 정맥주사 요법을 중단하는 주요 부작용인 신경병증 발생률을 오락솔이 크게 줄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 이번 임상 결과를 보면 정맥주사 환자의 57%에서 신경병증이 나타났으나, 오락솔 투여군에서는 17%대 수준이었다.
또 정맥주사 환자군의 8%에서 grade 3 신경병증이 나타났으나 오락솔 투여군에서는 1% 수준이었고, 탈모와 관절통, 근육통도 더 적게 나타났다.
다만 호중구감소증 발병 수준은 두 그룹이 비슷했으며, 오락솔 투여군에서 grade 4 호중구감소증 및 감염이 약간 더 많이 나타났고, 위장관계 부작용은 오락솔이 더 많았다.
기존 정맥주사 항암제는 정맥 스테로이드나 항히스타민제 등으로 사전 치료를 받은 후 병원을 방문해 투여해야 하지만 오락솔은 집에서 경구로 자가 투여가 가능해 편의성이 높아 시장 확대도 기대되고 있다.
루돌프 콴 아테넥스 CMO는 “이번 연구를 통해 정맥주사 항암제 대비 오락솔의 우월한 효능 및 낮은 신경병증 발생 가능성을 입증했다”고 평했다.
이어 “아테넥스는 빠른 시일 내에 NDA를 준비하는 한편, 오락솔의 적응증을 확대하고, 바이오∙면역항암제 등과의 병용 연구도 진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아테넥스는 이번 임상 3상 외에도 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오락솔과 라무시루맙(제품명 사이람자) 병용 임상 1b상을 진행 중이며, 고무적인 초기 결과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아테넥스는 흑색종 환자 대상 파일럿 연구에서도 의미 있는 효과를 확인했으며, 오락솔과 항-PD1, 펨브롤리주맙(제품명 키트루다) 병용 임상도 진행 중이다.
오락솔은 2017년 12월 영국 보건당국(MHRA)으로부터 유망 혁신 치료제로, 2018년 4월 미국 FDA로부터 혈관육종 치료를 위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