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전공의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모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한양대병원 교수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확정됐다.
전공의를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모욕해 재판에 넘겨진 한양대병원 교수에게 집행 유예가 확정됐다. 병원은 재판 결과에 따라 해당 교수를 당연 퇴직처리 했다고 밝혔다.
12일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는 폭행 및 모욕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한양대 A(57)교수의 상고심에서 김 교수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A교수는 1심에서는 벌금형을 선고받아 교수직은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2심과 3심에서 집행유예가 확정되면서 결국 교수직을 박탈당했다.
지난 2015~2017년 A교수는 한양대병원 소속 전공의 7명에게 수술 보조를 잘 하지 못하거나 회진 보고를 제대로 못했다는 등의 이유로 각종 폭행을 가했다.
조사 과정에서 A교수는 전공의들이 얼굴과 머리, 정강이를 때리며 욕설을 하는 등 상습적인 폭행을 자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수술 중 전공의가 보조를 제대로 못했다며 주사기에 든 생리식염수를 얼굴에 뿌리고 주먹으로 전공의의 가슴 부위를 여러 차례 때리거나, 수술환자의 상태를 즉시 보고하지 않았다며 손바닥으로 뺨을 때린 것으로 알려졌다.
보조가 미흡하다는 이유로 “병신
XX, X같은
XX” 등의 욕설도 서슴치 않았다.
이후 재판에 넘겨진 A교수에게 1심 재판부는 벌금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7명에 이르고 범행횟수도 많은 점, 피고인으로부터 지도·감독을 받는 입장에 있던 피해자들로서는 피고인의 가해행위에 대해 심리적으로 위축돼 저항하거나 반발할 수 없었고 피해를 입은 이후 상당한 정신적 충격에 시달린 것으로 보여 죄책이 무겁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피고인의 전공분야가 치료 과정에서 의료사고의 위험성이 높은 편이고 범행이 대부분 사고 가능성이 있는 수술 등 환자의 치료와 관련해 발생했고 상당 부분이 피해자들의 업무상 실수에 대해 질책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범행 경위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다”며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반면 2심 재판부는 집행유예를 판단했다. 폭행의 정도가 심각하고 병원장을 비롯한 병원 관계자들이 엄벌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을 참작한 것이다.
2심 재판부는 “의과대학 교수인 피고인이 교육을 받는 전공의인 피해자들을 오랜 기간에 걸쳐 습관적으로 폭행, 모욕한 것으로 죄질이 중하다”면서 “피해자들의 머리나 뺨 등 중요 신체부위를 가격했고 폭행 시 도구를 사용하는 등 그 정도가 약하다고 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이어 "피해자들과 소속 병원장을 비롯한 병원 관계자들이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며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에 A교수는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2심 판결이 옳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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