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최근 일반의약품과 한약제제의 취급권을 두고 대한한약사회(한약사회)와 대한약사회(약사회)의 해석이 엇갈리는 가운데, 한약사회는 자신들의 해석이 입법취지에 따른 것이었다며 한약사제도 신설 당시(1993년도)의 국회회의록을 근거로 제시했다.
18일 한약사회는 “한약사와 한약조제자격약사는 기존 약사의 한약조제 능력에 대한 의구심으로 정부와 국민 의지 속에 조제 이원화라는 원칙으로 탄생된 것이며 한방분업에 있어서는 한약사가 유일한 조제권자(한약조제자격약사 포함)”라고 강조했다.
한약사회가 공개한 93년 당시 국회회의록에서 정부는 한약사제도 신설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가진 의원들에게 한약사제도 도입에 대한 당위성을 설명했다.
정부는 “우리나라 의료제도는 도표에서처럼 양·한방으로 이원화돼 있으나 경계가 불분명해 분쟁이 발생한다”며 “직종간의 관계설정이 명확히 정리되지 않을 경우 한약조제권에 대한 분쟁은 계속될 것이 예상되므로, 한방 원리가 양방과는 상이하다는 전제하에 한약사제도 입법안을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기존 약사를 두고 한약사제도를 만들 큰 이유가 있느냐에 대한 물음에 대해서는 “지금 현재 약학대학에서 검토하고 있는, 자연과학적 개념의 교육을 받은 사람이 한의사 처방을 이해하고 조제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답했다.
이어 “한의학을 존치시키기 위해서는 한약사라고 하는 전문인력을 두어 약사와 상호 견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검토된 것” 이라고 덧붙였다.
한약사제도를 도입하게 된 의약제도 원칙에 대해서는 “한방 역시 원칙은 의약분업”이라고 밝혔다.
또 한약조제약사에 대해서는 “기존의 약사들에게도 한약조제시험을 시행하려 하는 것인데, 이것은 어디까지나 법리상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약사들에게 추가적인 검증을 거치는 것은 경과조치일 뿐이지 그러한 제도를 계속해서 끌고 나갈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또 의약분업 대원칙에 따라 양방과 한방이 파트너십을 갖고 의약분업을 해나갈 수 있는 체제로 발전시켜야 함을 강조했다.
한약사회는 "국민을 걱정시켰던 문제를 지금에 와서 여전히 해결하지 않는다고 한다면 그것은 정부가 직무를 유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한한약사회 김광모 회장은 “93년 당시에 한약사제도 제정을 위한 국회회의록을 보면 한약사제도는 한방분업을 위해 만들었다”며 “약사가 있음에도 별도로 한약사제도를 만든 것은 약사는 한방분업에서 조제와 복약지도의 역할 수행에 적합하지 않다고 결정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과조치로 당시 약사들에게 한약조제약사 자격을 부여하였으며 약사들이 이를 인정하고 한약조제약사 자격시험에 응시한 것은 이후의 약사들의 한방분업 불참을 수용한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6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어도 한약사제도가 존재하는 한 당시 입법취지는 살아있으며 그에 따라서 한방분업인 한약제제 분업에 약사가 참여할 수 없다”며 약사들의 한약제제 분업참여 불가론을 재천명했다.
김 회장은 또 “공통영역인 일반의약품 중에서 한약사에게 한약제제만 판매케 하려면 약사들 역시 한약제제 판매를 멈추고 양약제제 판매만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