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대한의학회가 장성구 회장 취임 후 최대 역점 사업으로 추진했던 임상진료지침 개발 및 보급 노력이 빛을 발하는 모습이다.
의학단체의 단순한 권고 차원을 넘어 실제 진료현장에서 관련 지침이 적용되는 빈도가 늘고, 그에 따른 효과가 발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의학회 임상진료지침 연구사업단이 최근 진행한 ‘2019 개원의 대상 가이드라인 활용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진료현장에서의 권고 적용이 대폭 늘어났다.
이번 조사는 고혈압 5개, 당뇨병 6개, 이상지질혈증 7개의 핵심지표를 선정해 임상진료지침 적용 여부와 그에 따른 목표 달성비율을 확인하는 방법으로 진행됐다.
총 297명의 개원의가 설문에 참여했다. 만성질환 관련 임상진료지침인 만큼 내과가 53.1%로 가장 많았고, 가정의학과가 30.0%로 뒤를 이었다.
경력으로는 11년 이상이 75.4%, 10년 이하가 24.6%였고, 연령으로는 41~60세가 73.1%, 61세 이상이 20.5%, 40세 이하가 6.4%로 집계됐다.
먼저 고혈압의 경우 2015년 대비 2019년의 목표 달성군 비교결과 일부 항목에서 변화가 감지됐다.
‘고혈압 진단 환자 중 생활습관 파악 및 개선에 대한 권고를 적용한 경우’는 2015년 77.3%에서 2019년 80.5%로 개선됐다.
‘진료실 혈압 관리목표 수준을 유지한 환자’ 역시 86.5%에서 87.9%로 소폭 상승했다. ‘초기치료 시행에 대한 권고를 적용한 환자’는 72.6%에서 73.4%로 늘었다.
당뇨병의 경우 변화가 뚜렷했다. ‘혈당과 당화혈색소 관리 목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환자’ 비율이 2015년 27.4%에서 2019년 56.2%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초기치료 시행에 대한 권고를 적용한 환자’ 역시 74.7%에서 83.8%로 늘었고, ‘당화혈색소 검사를 3개월 마다 시행한 환자’는 46.0%에서 52.6%로 상승했다.
이 외에도 ‘알부민뇨 검사를 매년 시행한 환자’, ‘지질검사를 매년 시행한 환자’, ‘생활습관 개선 권고를 적용한 환자’ 등의 항목에서도 확연한 변화가 감지됐다.
이상지질혈증의 경우 ‘심뇌혈관질환 위험인자를 가진 신규 외래방문자 중 이상지질혈증 선별 검사를 시행한 비율’이 56.6%에서 81.4%로 무려 25%나 증가했다.
‘스타틴 증량 또는 다른 약물을 추가해 치료 목표에 도달토록 권고한 환자’도 56.8%에서 70.1%로 크게 늘었다.
‘스타틴 치료를 평생 지속적으로 하도록 권고한 환자’ 비율도 64.8%에서 73.4%로 높아졌다. 그만큼 임상진료지침에 따라 적극적인 치료가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다.
다만 개원의들은 임상진료지침 유용성은 공감하면서도 실제 진료현장에서의 활용에 대해서는 여러 장애 요인을 지목했다.
실제 응답자의 53%가 ‘권고안대로 진료할 경우 삭감당할 우려가 있다’고 답했고, ‘권고 적용에 따른 진료시간 증가’는 36%, ‘기존 진료행태 전환 의지 결여’는 29%로 집계됐다.
이에 대해 대한의학회는 학술 전문가단체가 내놓은 진료지침인 만큼 진료비 심사과정에 반영하는 게 올바른 방향이라는 입장이다.
장성구 회장은 “1건의 임상진료지침을 개발하려면 약 50명의 교수가 참여해 2년 반 이상의 기간이 소요된다”며 “그만큼 신뢰성과 객관성이 확보돼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임상진료지침에 최신 의학정보가 반영되는 만큼 개원가 반응이 좋지만 권고안대로 진료할 경우 삭감을 당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저변화에 어려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의학회는 항상 진료지침이 나오면 심평원에 보낸다”며 “이 지침을 심사에 반영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설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