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대한중환자의학회가 중환자실 의료 질(質) 향상 및 사망률 감소를 위해 정부 차원에서 치명적 결과를 초래하는 패혈증 관리를 강조하고 나섰다.
대한중환자의학회 홍성진 회장은 지난 17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패혈증은 단일 질병명이기도 하지만 굉장히 포괄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 그러나 패혈증 환자 실태에 관한 체계적인 연구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대중적인 인지도 또한 일부 유명인들로 인해 간간히 알려지는 정도로 낮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중환자의학회에 따르면 심지어 의사들도 패혈증 자체에 대한 인지도가 낮은 편이다. 실제로 지금까지 국내의 패혈증 실태를 조사한 연구가 없었다는 것이 중환자의학회 설명이다.
이에 중환자의학회는 한국패혈증연대(KSA)를 설립하고 패혈증의 전국적인 자료 수집 및 관리를 위한 등록시스템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사전적 준비 차원에서 전국 19개 대학병원(상급종합병원 14곳, 종합병원 5곳)의 2018년 1월 한 달 기간 동안의 의무기록을 조사하는 후향적 연구를 진행하기도 했다.
조사결과, 한 달 동안 전국 19개 병원 응급실을 방문한 환자 6만4021명 중 패혈증 환자는 977명(1.5%)를 차지했다.
홍 회장은 “전체 비율에서는 1.5%만을 차지하고 있지만 사망률이 높아 치명적인 질병으로 그 중대성이 인식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패혈증 쇼크를 일으킨 환자 357명 중 중환자실 입원을 하지 못한 환자는 174명에 달했다. 패혈증보다는 패혈증 쇼크 환자의 사망률이 더 높았다.
초기 1시간 치료 지침 수행률도 여전히 만족스럽지 않았다. 패혈증이 의심될 경우 시행하는 수액투여는 38.9%, 승압제 투여율도 35%에 불과했다. 각종 합병증으로 퇴원이 아닌 타 기관으로의 전원 또한 38.1%로 높은 편이었다.
박성훈 홍보이사는 “패혈증이 의심될 경우 신속한 조치를 취하는 편이 좋은데 혈액검사를 기다렸다가 결과를 본 후 판단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며 “중환자실 전담전문의 적용기준 개선 등을 통해 패혈증 초기치료지침 수행률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패혈증 치료는 중환자실 의료 바로미터, 연구 본격화”
이와 함께 중환자의학회는 패혈증에 관한 전향적 연구를 하기 위한 질병관리본부의 심층 용역사업을 수주했다.
연구를 주도하고 있는 임채만 교수(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는 “패혈증이 중요한 이유는 중환자실 의료 바로미터가 되기 때문”이라며 “패혈증 관리가 어떻게 이뤄지는지가 우리나라 의료의 속내를 반영하는 지표가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학회에서 오래 전부터 패혈증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해 왔고 최근에 이러 움직임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고무적”이라며 “패혈증 관리가 발전하면 결국 예방 가능했던 사망이 발생하는 것을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를 통해 학회는 ▲실시간 자료 분석 가능한 플랫폼 완성 ▲병원 발생 패혈증에 대한 조기진단 증가 ▲병원 감염과 패혈증의 역학적인 고리 파악 ▲패혈증 사망 감소 및 관련 의료비용 절감 등을 기대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결핵과 같이 민간 공공협력(PPM, Public-Private Mix)을 통해서 패혈증을 관리하는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목표다.
임채만 교수는 “한국의 패혈증 묶음치료 비율은 아시아에서도 낮은 수준이며 역학체계 및 감시체계가 부족한 상황으로 보건복지부 차원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역학조사 후 진료 표준화를 통해 사망률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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