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지난 4월 정신질환자 안인득에 의한 ‘진주참사’ 이후에도 서울시 행정입원 미진행 건수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입원이란 정신질환으로 자신의 건강 또는 안전이나 다른 사람에게 해(害)를 끼칠 위험이 있다고 의심되는 사람에 대해 진단·보호 등을 목적으로 하는 입원이다.
2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승희 자유한국당 의원실이 서울시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행정입원 미진행 건수는 103건에 달했다. 이는 지난 2015년 1건과 비교했을 때 크게 증가한 수치다.
세부적인 행정입원 건수는 2015년 334건(의뢰 335건), 2016년 336건(338건), 2017년 350건(360건), 지난해 433건(440건), 올해 7월까지 425건(528건) 등이었다.
행정입원을 의뢰한 건수와 실제 행정입원으로 이어진 건수의 차이, 즉 행정입원 미진행 건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행정입원 미진행 사유는 대부분 ‘본인 반대’ 또는 ‘자·타해 위험성 낮음’으로 공개됐다.
하지만 행정입원 미진행 사례 중에는 피신고자들이 주변 거주민들과 외부인들에게 명확하고 지속적인 위협행동을 보인 것으로 나타나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예를 들어 모 행정입원 대상자는 부친과 대화 중 망치를 들고 나간 후 엘리베이터를 부수는 등 폭력적인 모습을 보이고 정신질환 약물복용 경험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으나, 집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행정입원이 진행되지 않았다.
김 의원은 “안인득 사건 이후 정부가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중증 정신질환자에 대한 행정입원 체계는 여전히 미흡한 상황”이라며 “매년 증가하는 행정입원 의뢰에 대응하기 위해 인력 확충과 중증 정신질환자에 대한 사법입원제도 검토가 동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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