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유해 가습기 살균기' 사건으로 인해 비도덕적인 행태가 검찰 수사에서 드러났던 SK케미칼이 화학에서 바이오 사업으로 힘을 싣는 분위기다.
그러나 화학 분야 비중이 높았던 시기에 생산했던 가습기 살균제 등으로 형성된 부정적 이미지가 해소될 수 있을지는 물론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잖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SK케미칼이 '케미칼'이란 사명이 무색할 정도로 화학제품 비중이 낮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 2분기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백신 생산 관련 SK바이오사이언스는 167억원, 제약 관련 파마(Pharma) 부문은 98억원으로 1, 2위를 차지했다. 이는 전체 영업이익 304억원의 87.2%에 해당하는 규모다.
코폴리에스터 및 유화 등의 사업 분야 영업이익은 79억원으로, 이는 전년 대비 29.2% 감소한 수치다. 성장세를 보인 바이오에너지 영업이익도 97억원으로 제약 부분보다 낮게 집계됐다.
이는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로 수요 악화에 따른 출량 감소 및 2년마다 진행되는 정기보수 관련 일회성 비용이 발생으로 부진한 성적을 보였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SK케미칼은 과거 유화 위주 포트폴리오에서 제약·생명과학 등 바이오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해왔다.
회사의 시작점이라 할 수 있는 원사·원면 사업(2000년)과 직물 사업(2003년)을 정리했고, 전통적인 화학 사업의 비중을 계속 낮추는 추세다.
이런 과정 속에 지난 2011년 화학제품인 가습기 살균제 사업도 철수하는 등 사업 구조를 바꿨다. 그러나 유해 가습기 살균제 사건으로 기업 신뢰도가 크게 저하됐다.
실제 유해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판매한 SK케미칼 홍지호 전(前) 대표 등 34명이 무더기로 기소됐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 발생한지 8년 여만이다.
게다가 SK케미칼은 첫 수사 때부터 문제가 됐던 화학물질 PHMG가 독성물질인 걸 알고 있었으면서도 이를 숨긴 채 가습기 살균제 제조업체들에 제품을 유통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SK케미칼은 유공에서 가습기 사업을 인수한 뒤 애경산업과 공동으로 가습기메이트를 제조·판매하면서 안전성 검증도 하지 않았음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현재 진행형인 유해 가습기 살균제 사건으로 인해 올해 국정감사에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이 사건 재판과 관련해 김철 SK케미칼 대표 출석 여부를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SK케미칼이 유해 가습기 살균제 사건으로 인해 저하된 기업 신뢰도 리스크를 극복하기 위해선 실절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나 제약산업 역시 국민 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분야이다 보니 가습기 사건으로 쌓인 부정적 이미지를 극복하기 위한 지속적인 대안이 필요할 것"이라며 "그러나 관련 재판이 계속 진행 중이기에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