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박성은 기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복지위) 국정감사에서 여야가 쌩뚱 맞게 ‘대통령기록관’ 건립을 두고 대립하면서 파행됐다.
야당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이 본인의 대통령기록관 건립 관련 예산이 책정된 것을 두고 불 같이 화냈다’는 보도를 언급하며 “대통령이 기억력을 잘 챙겨야 한다”고 발언하자 여당이 반발했기 때문이다.
4일 복지위 국감에서 김승희 자유한국당 의원은 “건망증은 치매 초기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문 대통령이 자신이 대통령기록관 관련 사안을 심의·의결했는데, 대통령 주치의뿐만 아니라 복지부 장관도 대통령 기억력 잘 챙겨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본인 대통령기록관 사업 예산(총 172억원)에 대해 불 같이 화냈다고 알려졌으나, 실제로는 지난 8월 문 대통령이 직접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했다는 보도에 따른 언급이었다.
더욱이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 산하 국가기록원 원장이 해당 건과 관련해 지난 3월 두 차례에 걸쳐 청와대 담당비서관에게 직접 보고한 사실도 알려졌다.
여당은 반발했다.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여야 증인협상 과정에서 얘기했듯 복지위는 조국 법무부 장관·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비롯해 기업총수도 납득할 만한 이유도 없이는 정쟁하지 말자”고 했다며 “그런데 건망증, 치매 등 논란이 아닌 대통령에 대한 인신 공격을 납득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정춘숙 의원도 “첫날부터 원래 취지와 배치되는 발언을 하는 의원이 있다”며 사실상 김 의원 발언을 겨냥했다. 이어 “복지위와 관련 없는 발언을 해 유감”이라며 “국민 대표로서 적합·품위·논리·객관적으로 질의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하지만 김명연 자유한국당 의원은 “국민이 봤을 때 국민은 정부를 견제 혹은 옹호하는 것에 대한 평가를 할 수 있는데, 평가의 자유는 국민만이 가진다. 입장이 다르다고 해서 이의제기를 넘어 가르치려는 격이다”고 반발했다.
김승희 의원도 “이걸 정쟁이라고 하면서 파행으로 몰아가려는 것은 국정을 책임지는 자세가 아니다”며 “(대통령기록관 심의·의결 당시)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주재했고 복지부 장관도 거기 있었는데, 대통령의 말이 바뀌었다. 치매환자라고 하지는 않았고, 치매 초기증상에 포함될 수 있다고 한 것”이라고 맞섰다.
이어 “나는 사과할 수 없다”며 “재탕이라고 했나. 주치의 문제, 진단서 문제 등을 통해 저를 비판했는데 참았다. 치매국가책임제도 처음 발표와 현재가 다르지 않나. 이런 것도 하나의 기억력 저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기동민 의원은 “이런 식으로는 국감을 진행할 수 없다”며 김세연 복지위 위원장에게 정회를 촉구했고, 김 위원장은 오전 11시 23분께 정회를 선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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