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삼성서울병원이 전이성 위암 환자의 유전체 특성에 따른 개인별 맞춤치료에 대한 효과를 세계 최초로 입증했다.

 

삼성서울병원은 혈액종양내과 이지연•김승태•강원기 교수, 병리과 김경미 교수, 소화기내과 이혁 교수 공동 연구팀이 이 같은 연구결과를 내놨다고 15일 밝혔다.

 

연구팀은 암 정복 의지를 담아 ‘빅토리(VIKTORY, targeted agent eValuation In gastric cancer basket KORea)’로 연구 과제명을 정하고, 2014년 3월부터 2018년 7월까지 1차 항암화학요법을 마친 전이성 위암 환자 772명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구체적으로는 환자의 유전체 정보 뿐 아니라 단백질체 등 질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러 요소를 고려할 수 있도록 다중오믹스방식으로 환자를 분석했다.

 

또 환자에게 어떤 약이 효과를 발휘할지 수많은 후보 약물을 한 번에 시뮬레이션하는 엄브렐러 임상시험으로 약물을 선택했다.

 

772명의 환자 중 유전체 분석까지 성공적으로 마친 환자 715명을 선정, 미리 정한 8가지 생체표지자(바이오마커)에 부합하는 환자들을 추렸다. 

RAS, TP53, PIK3CA 등 현재까지 보고된 암 관련 유전자 돌연변이 유무 등에 따라 선별된 105명에게는 해당 바이오마커에맞는 약물을 투여했다.

 

나머지 환자 중 2차 치료가 필요하거나 가능한 317명에게는 기존 치료법대로 약물 투여 뒤 경과를 지켜봤다.

 

그 결과, 두 그룹 간 생존율은 환자 예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나이나 성별, 전이된 장기 갯수 등을 모두 반영하고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기존 치료법대로 2차 치료까지 마친 환자그룹의 중앙 생존값은 6.9개월이었으며 바이오마커에 따라 치료 받은 그룹은 9.8개월로 약 3개월정도 많았다.

 

병이 더 이상 악화되지 않은 무진행 생존기간도 바이오마커 치료 그룹이 더 길었다. 바이오마커 치료 그룹의 무진행생존기간은 5.7개월, 기존 치료법 그룹은 3.8개월이었다.

 

더불어 이번 연구는 면역항암제에 반응이 없던 위암에 대해서도 치료가능성을 엿보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의의를 갖는다. 바이오마커 그룹 환자 중 일부에서 치료 후 면역항암제 치료 대상 기준인 PD-L1 단백질 발현율 증가가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를 총괄한 이지연 교수는 “유전체, 면역 염색, RNA 시퀀싱 등 원스톱으로 여러 암 표지자를 한 번에 분석해 얻은 값을 토대로 맞춤 치료 효과를 세계 최초로 입증한 의미가 크다”라며 “한국 의료진 힘으로 국내 병원에서 이뤄낸 성과라 더욱 값지다”고 강조했다.

 

유전체 분석을 총괄한 김경미 교수는 “위암은 매우 복잡한 암으로, 다양한 분석기법이 동원돼야 환자 예후를 향상시킬 수 있다. 앞으로 더욱 정확하고 정밀한 환자 개인별 암분석 연구에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