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의 방점은 ‘경제’와 ‘검찰 개혁’에 찍혔다. 지난해 의료계 주요 화두인 ‘문재인 케어’ 등은 언급도 되지 않았다.
하지만 조국 前 법무부장관 딸 입시 논란, 국립대병원 채용비리 등이 연달아 터지면서 이를 의식해서인지 ‘공정’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22일 국회 본관에서 가진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국민 요구는 제도에 내재한 합법적 불공정을 바꾸라는 것이고, 사회지도층일수록 더 높은 도덕심을 발휘하라는 것”이라며 “대통령으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어 “공정이 바탕이 돼야 혁신·포용·평화 등도 가능하다”며 “경제 뿐만 아니라 사회·교육·문화 등 전반에서 공정이 새롭게 구축될 수 있도록 국민 요구를 깊이 받들어 ‘공정을 위한 개혁’을 추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물론 의료계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아니었으나 최근 조 전 장관 딸인 조모씨의 부산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입학과 이 과정에서 다양한 의혹들이 제기됐고, 전남대병원 등 국립대병원의 채용비리가 연일 도마 위에 오른 것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조씨가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린 병리학회지 논문은 자체만으로 문제가 됐고, 해당 논문이 입시에 활용됐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검찰이 수사 중에 있다. 이와 관련 병리학회는 지난 달 5일 해당 논문을 직권취소했는데, 이는 조씨의 고려대학교 및 부산대 의전원 입학 등에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대해 조 전 장관은 “합법적인 선에서 이뤄졌지만, 적절치는 않았다”는 입장을 견지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국민들이 가장 가슴 아파하는 부분은 교육 불공정”이라며 “최근 시작한 학생부종합전형을 엄격히 추진하고, 고교서열화 해소 방안 및 입시제도 개편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공기관 채용비리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전날 국회 교육위원회 종합감사에서는 전남대병원 사무국장과 총무과장이 각각 자신의 아들을 병원에 취업시키면서 서로 면접위원으로 들어가 최고 점수를 주는 ‘품앗이 채용’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전남대병원뿐만 아니라 범부처 공공기관 채용 실태조사에서는 다수의 국립대병원이 적발된 사례도 있었다.
문 대통령은 “공공기관 채용 실태 조사를 진행했고, 블라인드 채용·정규직 전환 통해 채용비리 근절을 추진하고 있다”며 “채용비리가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엄중한 조사와 함께 피해자 구제도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메디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