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 고령인구 증가로 치매환자가 늘어나면서 우울증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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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바스병원 나해리 뇌건강센터장은 지난 26일 열린 ‘2019 대한치매학회 추계 학술대회’에서 치매환자의 우울증 현실을 조명했다.
국내 치매환자 수는 2016년 69만명에서 2030년 127만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앙치매센터는 2030년 치매환자가 3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동시에 우울증 환자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국정감사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우울증으로 진료받는 사람들은 전연령층에서 늘어나 2013년 58만4949명에서 2018년 75만2211명으로 약 30% 많아졌다.
연령대별로 보면 인구 10만명 당 진료인원이 1500명 이상인 경우는 60대 2223명, 70대 3606, 80대 3837명으로 우울증을 겪는 노인들 비중이 유독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치매환자의 경우 일반 노인들에 비해 우울증 발병 확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치매 환자에서 우울증이 발병하는 요인으로는 과거 우울증 병력 및 가족의 우울증 병력, 낮은 교육 수준 등이 언급됐다.
나해리 센터장은 “알츠하이머 치매환자 중 우울증 환자 비율은 20~30%로 일반 노년층에 비해 4~5배나 높다”며 “혈관성 치매 환자와 파킨슨병 환자 20~45%에서도 우울증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나 센터장은 2017년 유승호 교수가 국내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연구 시작시에는 우울증 환자가 없었지만 1년만에 775명 환자 중 103명(13.29%)이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
그는 “치매가 우울증 발병 위험을 높이는 것인지, 아니면 우울증이 치매 발병률을 높이는 것인지 확실하지 않지만 우울증은 치매 위험 요인이며 주요 치매 증상 중 하나임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중‧장년기 시절 우울증 병력이 잦고 그 기간이 길수록 노년기에 치매 발병확률이 높다”며 “젊은 시절부터 우울증 예방과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치매환자의 우울증이 환자 보호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언급됐다.
실제 대한치매학회에 따르면 치매환자 보호자 71%가 병간호로 큰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매환자에게서 우울증까지 발병할 경우 상황은 더욱 악화될 수 밖에 없다.
나해리 센터장은 “치매환자에서 우울증이 발병할 경우 환자 가족들이 겪는 고통이 크다”며 “결국 이 때문에 치매환자가 더 빨리 요양시설로 보내지게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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