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성은 기자] 대한간호협회가 오늘(30일) 개최하는 간호정책 행사에 간호대 학생과 현직 간호사들을 강제로 동원한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건강권 실현을 위한 행동하는 간호사회는 "대한간호협회가 ‘간호정책 선포식’에 간호학생과 간호사들을 동원하는 과정에서 학습권을 침해하고 무급노동을 강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실습기간 중인 학생들에게 과대표를 통해 행사 출석을 강요하는 단체문자를 보내고 수업이 있는 학생들도 같은 방식으로 동원하는 등 학습권 침해 행위가 아무렇지 않게 벌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간호사의 경우 행사에 동원하기 위해 개인 의사는 묻지도 않은 채 참석자 명단에 포함시키고, 오후 근무를 하는 간호사들에게 조기 출근을 강요하는 행위도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자율이 아닌 관리자의 지시로 의무 참석하는 것이라면 연장근무로 인한 시간 외 수당을 지급받아야 하는데 병원에서는 이를 지키고 있지 않다는 주장이다.
간호대학생 및 간호사 커뮤니티인 ‘간호학과, 간호사 대나무숲’에서도 같은 문제가 지적됐다.
익명의 글쓴이는 “참여의사를 확인할 때 ‘동의하지 않음’에 체크하면 따로 불러 참여하겠다고 할 때까지 협박하고 취직부터 졸업까지 못하게 만들겠다고 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복장과 관련해서도 미리 공지해주지 않고 강제성을 부여하는 것에 불만을 제기했다.
글쓴이는 “당장 출발 이틀 전에 드레스코드를 공지해주고 흰옷이 없다니까 알아서 구하라고 했다”며 "강제로 참석하는 행사에 옷까지 구입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성토했다.
비난 여론이 확산되자 대한간호대학학생협회(이하 간대협)는 '강제적 요구가 이뤄진 경우는 18%에 불과하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강제적 요구의 책임 주체 또한 해당 행위가 이뤄진 소수의 학교이지 간호협회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김도건 회장은 “행동하는 간호사회 입장 발표 이후 협회 차원에서 73개 간호대학을 조사해본 결과, 강제적인 참여라는 답변은 18%에 불과했다”며 “일부 현상이 전체인 것처럼 알려지면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애초 반, 학년, 학생회 등 개인이 아닌 단체 단위로 참가하는 경우가 52% 밖에 안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절반 중 18%가 강제적으로 참석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간호정책 선포식' 필요성에 대해서는 다수 학생들이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점 척도를 묻는 질문에 평균 7.7점이란 결과가 나왔다.
향후 간대협은 피해사례를 보고한 학교들과 연락해서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간호협회를 향한 이번 의혹에 대해 성명을 낼 계획이다.
김도건 회장은 “전체적인 조사를 하지 않고 일부 사례들만으로 판단한 것은 갈등만 조장할 뿐 적절하지 않다"며 "대학 재량의 문제이며 이에 대해 간대협은 차후 조사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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