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간호사들과 간호조무사들이 첨예한 대립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두 단체에 대한 정치권의 호응은 간호사 쪽이 압도적이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대한간호협회(회장 신경림, 이하 간협)와 간호조무사협회(회장 홍옥녀, 이하 간무협)는 10월 30일 ‘독립 간호법 제정’[사진 左] 및 11월 3일 ‘법정단체 인정’[사진 右]을 요구하며 각각 광화문 과장과 국회 앞에서 집회를 가졌다.
최근까지 이들 단체는 간호조무사협회 법정단체 인정 여부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반대 입장을 표명하는 간협에 대해 간무협은 “갑질횡포”라고 맞서고 있다.
두 단체 집회에 참석한 국회의원 숫자로 본 세(勢) 대결에서는 간협 측이 절대적으로 우세했다. 다만 반년도 채 남지 않은 20대 국회 임기 내 독립 간호법안이 통과될지는 미지수다.
이미 3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간무협 법정단체화 내용을 담은 의료법 개정안 통과에 실패한 간무협 입장에선 국회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설득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간협은 지난달 30일 광화문 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간호법을 제정해 간호사 역할을 강화하고 지원제도를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를 비롯해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등 총 70여 명의 여야 의원들이 참석해 간협 주장에 힘을 실었다.
반면 11월3일 열린 간무협 집회에는 금년 3월 의료법 개정안을 발의했던 최도자 바른미래당 의원을 비롯해 오제세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명연 자유한국당 의원,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 등 8명만 참석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현장을 찾지 못한 대신 영상을 통해 간무협 집회 참석자들에게 격려의 말을 전했다.
이날 참석한 의원들은 간무협 법정단체화 필요성에 공감하는 한편 간호사들이 간호조무사를 품고 갈 수 있는 상생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오제세 의원은 “간무협 법정단체화는 낮음 임금을 받으며 일하는 간호조무사들을 위한 처우 개선이지 간호사들에게 피해를 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며 “두 직역 모두 보다 나은 처우를 받으며 일할 수 있는 상생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의료법 개정안을 발의했던 최도자 의원은 “간호사와 간호조무사가 함께 갈 때 더 멀리 갈 수 있다”며 “지금 함께 자리한 의원들이 많지 않지만 국회 내에서 설득 노력을 통해 법안이 통과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간협과 간무협의 갈등과 관련 정치인들의 역할이 부족했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김명연 의원은 “국회의원들이 두 직역 사이에서 눈치를 보는데 급급하다 보니 이런 갈등 상황을 미리 중재하지 못했다”며 “의료 혜택을 받는 국민들의 입장에서 법안을 처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보건복지부측 인사로는 김강립 차관이 간협 집회에 참석한 반면 간무협 집회에는 참석한 고위 관계자가 한명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