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정부의 첩약급여화 추진 과정에서 한의사가 한약사의 조제권한 확대를 경계하며 직역 배제를 공공연히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한약사 직무 구체화 및 세분화하고 교육 과정 또한 강화해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논란이 예상된다.
최근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연구비로 수행된 ‘한약사 2차 직무분석 연구 (책임연구자 원광대학교 한약학과 권동렬 교수)‘에서는 “2000년도 1차 직무분석 연구 이후 개선되지 않은 한약사의 직무 기술서를 재정비하고 한약사로서 갖춰야 할 기본적, 공통적인 역량과 직무내용을 제시한다”는 취지 하에 한약사 세부 직무분석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약조제 분야에서는 ▲임상한약 ▲조제 ▲복약지도 ▲투약 ▲의약품 등 판매 ▲약물정보 ▲임상시험관리 등 세부적인 직무를 수행하며, 이외에도 유통 및 품질관리, 건강상담 등에도 참여해야 한다고 제시하고 있다.
연구는 “제약 분야에 관련된 임무의 경우 한약사와 약사 모두 제약 영역에서 의약품 개발과 인·허가, 제조, 품질관리, 안전관리 등에 깊이 관여하고 있으며 의료이원적 체계 하에 처방전을 발행하는 의료인은 다르나 제약회사에서 수행하는 업무는 대동소이하다”고 밝혔다.
한약사 교과 과정을 개편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총 95명의 대한한약사회 설문조사 결과, 현 교과과정의 한약사 직무에 대한 지식과 이해 제공 정도는 평균 2.68점으로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는 “현 4년제 교과과정으로 한계가 있다면 5년제 또는 6년제로 전환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며 “교과과정 개편 및 이를 통한 직무수행 역량의 제고를 위해 한약사 국가시험 범위 조정 등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약사 인력 배출 규모도 보다 늘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매년 배출되는 한약사 인력이 직무 수행에 충실한지를 묻는 설문조사 결과 평균 1.89점, 표준편차 1.24점으로 응답자들이 대체로 현재 배출되는 한약사 인력이 충분하지 않다고 느끼고 있음이 드러났다.
연구는 “1996년 제1회 한약학과 정원 입학 이후 20여년 이상 정원 증원 또는 한약학과 증설 논의가 이루어진 바 없음을 고려한다면, 한약사의 원활한 직무수행과 적정인력 공급을 위해 관계부처·기관의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또 “한약사와 약사는 처방전을 발행하는 의료인만이 다를 뿐 대부분의 직무 영역을 공유하고 있다”며 “의약분업 시행으로 약사 교육과정은 6년제로 변경되고 약학대학 숫자도 20개소에서 35개소로 늘었지만 한약사를 배출하고 있는 약학대학은 3개 대학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약과 관련된 약사(藥事)가 원활히 수행되지 못하고 있으며 국민은 한약사로부터 충분한 보건의료 서비스를 제공받고 있지 못하고 있다”며 “직무분석에 근거해 관계부처는 한약사의 임무 역량 평가체계를 구축하고, 대학은 국민보건 증진에 한약사가 기여할 수 있도록 이와 연계된 교육체계를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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