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우리나라 노인결핵환자 추이는 아프리카와 다를 바 없다.”
국내 신규 결핵환자에서 노인 비중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학계의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초기증상을 구별하기 어려운 노인결핵은 일반적으로 병원을 찾는 시기가 늦는데, 치료 과정에서 부작용이 발생하는 경우도 많아 결과적으로 높은 사망률로 이어져 유관 학회에서도 고민이 큰 상황이다.
학계에서는 정부에 노인 대상 방문검진을 확대하면서 동시에 노령자들에게는 연간 1회 검진을 권고한다.
김주상 교수(가톨릭의과대학 내과) 교수는 7일 서울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2017~2019년 진행된 노인결핵 시범사업 결과를 소개하며 이처럼 말했다.
김주상 교수는 “노인결핵은 의사들도 곤란해 하는 질환인데 시범사업을 하면서 유병률을 살피니 증가세가 10년 전에 비해 뚜렷하게 나타났다”며 “1950~60년대 영양결핍 및 열악한 주거환경에서 지냈던 잠복결핵감염자가 면역력이 떨어지는 고령에 접어들며 이 같은 통계나 나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결핵연보에 따르면 지난 2018년 65세 이상 노인의 결핵환자 비중은 45.2%다. 2003년(21.1%)에 비해 15년 만에 두 배가 넘게 뛰었다.
특히 80세 이상 고령 결핵환자 신고 수는 2001년 1000여 명에서 2018년 6000여 명으로 6배 가량 늘어났다. 면역력이 낮은 노인층 결핵환자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만성질환자는 1년 마다 흉부 X선 촬영 검진 권고"
노인결핵 문제는 초기 증상의 특이성이 없고 기침 같아 동반질환은 많아 완치율이 낮다는 것이다. 또 부작용 발생률도 높다.
시범사업 결과, 노인결핵환자 치료 중 부작용 비율은 65세 환자 15%에 비해 약 2배 높은 27.7%였다. 주된 증상은 피부 부작용(11.6%), 간독성(6.3%), 위장장애(4.5%) 등이었다.
김 교수는 “고령자들은 기침과 같은 결핵 초기증상을 중하게 여기지 않고 조기 내원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병원서는 당뇨 등 만성질환을 치료하다가 뒤늦게 결핵을 진단하는 경우가 있다. 많은 고령층이 내원 시기를 놓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인결핵에 대한 대책으로는 국가 및 환자 스스로가 노인대상 검진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김 교수는 “현재 국가가 진행하는 결핵관리종합계획에서의 대책은 의료급여수급군 및 재가외상 노인에 검진기회 부여, 일반건강검진 대상 노인에 매 2년마다 검진 등이 있는데, 재가외상노인에게는 ‘찾아가는 검진사업’을 실시해 당일 확진할 수 있도록 하며, 당뇨병과 신부전 등 만성질환자에게는 1년 마다 흉부 X선 촬영 검진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또 요양병원과 정신병원 입소 환자에 대해선 형식적 제도만 마련돼 있는 상황으로 입원 전 또는 연간 1회 결핵검진(흉부 X선 검사)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