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성은 기자] 국내 연구진이 면역억제제 없이 이식된 신장 기능을 유지케 하는 면역관용 유도 프로토콜을 개발해 국제학술지에 게재했다.
삼성서울병원(원장 권오정)은 장기이식센터 박재범·이교원 교수 연구팀이 신장·골수 동시이식을 통한 일시적인 혼합 키메리즘을 유지하면서도 성공적으로 면역관용을 유도하는 적합한 프로토콜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해당 연구는 국제학술지 ‘Transplantation’(IF 4.743) 10월호에 게재됐다.
신장 이식을 받은 환자는 이식된 신장을 보존하기 위해 면역억제제를 필요로 하지만 면역억제제 독성은 신장을 손상시켜 이식된 신장을 오래 유지하는데 방해가 된다.
면역관용 유도는 면역억제제 없이 이식된 신장이 안정된 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으로, 기증자와 수혜자의 면역체계가 일시적으로 공존하는 상태인 일시적 혼합 키메리즘을 통해 이뤄질 수 있다.
일시적 혼합 키메리즘을 통한 면역관용 유도는 신장과 골수를 동시에 이식하는 과정에서 골수이식으로 인한 합병증인 이식편 대 숙주 반응과 감염은 조절하되, 기증자의 신장을 내 몸처럼 받아들이는 면역관용을 유도하는 방법이다.
현재 전세계에서 4개 이식센터에서만 성공적인 면역관용 유도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서울병원 연구팀은 지난 2011년 12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주조직 적합 복합체가 불일치한 만성 신부전증 성인 환자 8명을 대상으로 신장이식을 진행하며 일시적 혼합 키메리즘을 통한 면역관용 유도 프로토콜을 연구했다.
최종 프로토콜을 환자들에게 적용하자 약물 부작용인 간 손상 및 바이러스 감염증 등이 줄어들었다.
전체 환자 8명 중 5명이 성공적으로 면역억제제를 중단했고, 이 중 4명은 최장 55개월간 면역억제제 복용 없이 건강하게 이식된 신장을 유지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3명은 합병증 없이 면역억제제를 성공적으로 중단할 수 있었다.
해당 프로토콜은 국내서 사용 가능한 약물로만 구성돼 있어 국내 의료진들이 바로 적용 가능하다는 장점도 지녔다.
연구팀은 “향후 해당 프로토콜을 이용해서 연구를 이어나갈 예정”이라며 “올해 환자 2명이 이번 연구에 참여하여 신장·골수 이식을 진행했고, 이미 1명은 성공적으로 면역억제제를 감량하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박재범 이식외과 교수는 “2011년 ‘국내 첫 면역관용 유도 신장이식’ 을 시행한 이후 꾸준히 관련 프로토콜을 개선해 왔다. 앞으로도 이번 성과를 통해 말기신부전 환자들에게 ‘면역관용 유도 신장이식’이 궁극적인 치료가 될 수 있도록 선도적인 역할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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