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신경과 입원전담전문의 제도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장기적인 직업 안정성 보장과 함께 교수들의 양보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전공의 주 80시간 근무제도가 시행되고 내과의 경우 수련기간이 3년으로 바뀌면서 의료 현장에서 입원전담전문의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정부는 진료질 제고 등을 위해 제도적으로 입원전담전문의를 두 명 고용한 전문과에 전공의 정원을 한 명 더 늘려주는 등의 장려책을 펴고 있다. 신경과도 이러한 추세에 따라 일부 병원에서 입원전담전문의 제도를 시작한 단계다.
8일 ‘대한신경과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진행된 Neurohospitalist 관련 세션에서 발표자로 나선 김태정 서울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 신경과 교수는 “입원전담전문의 제도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환자 진료 질 향상과 전공의 업무감소 및 교육 질 제고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2018년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입원전담전문의 시범사업 평가결과에 따르면 환자들의 의사와 접촉이 평균 5.6회, 접촉시간이 32.3분 증가했다. 간호사 73.7%는 입원전담전문의로 업무량이 감소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김 교수는 보다 성공적인 제도 정착을 위해서는 입원전담전문의가 장기적으로 커리어(경력)를 이어나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현장에서 입원 전담전문의는 전공의도 아니고 지정의도 아닌 애매한 역할로 인해 다른 의료진과 관계 설정 등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제주대학교 의과대학 신경과학교실 최재철 교수는 “국내의 경우 외래입원환자와 주치의 간 연결고리가 훨씬 세다”며 “입원전담전문의 정착을 위해서는 응급실에 새로 입원한 환자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서울아산병원에서 신경과 입원전담전문의로 일하고 있는 김연정 교수도 “지방병원들이 높은 월급을 제시해도 입원전담의를 뽑기 어려운 이유는 결국 입원전담의 미래에 대한 보장이 불확실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말에 병원 자체적으로 의료진과 환자들을 대상으로 입원전담전문의 제도에 대한 만족도 조사를 시행해 제도 성과를 평가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계획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진상 대한신경과학회 이사장은 “입원환자를 전부 전공의 레벨에서 상대하는 것은 우리같은 나라에서는 적절치 않다”며 “전문의가 환자를 보도록 해 진료 질을 높이려는 정부의 방향에 대해서는 공감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또 “결국 교수들이 환자를 양보해야 하는 부분들이 있다. 교수들이 본인 영역을 고집하고 있으면 입원전문전담의 역할은 줄어들고 레지던트 정도 업무밖에 할 수 없을 것”이라며 교수들의 보다 전향적인 자세를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