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근빈 기자] 심사평가체계 개편을 위해 분석심사가 도입됐다. 하지만 의료계 반대가 거센 상황으로 순항의 길은 멀다.
방향성은 확보됐지만 직접적 이해관계자의 지원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를 극복하는 것은 얼마 남지 않은 임기 내 풀어야 할 김승택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사진]의 숙제이기도 하다.
최근 양평에서 진행된 보건의약전문지 워크숍을 통해 김승택 심평원장은 분석심사와 관련한 심경을 고백했다.
그간 대한의사협회 차원에서 성명 또는 시위로 분석심사 도입 반대의사를 표명했고 심평원은 아직 조율점을 찾지 못한 상태다.
의협 측은 분석심사가 의료비 통제 수단으로 악용되고 의료 획일화와 질(質) 저하를 불러올 것이며 결국에는 지불제도 전환으로 이행하기 위한 수단이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렸다. 그리고 제도 도입 과정에서 논의과정이 명확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와 관련, 김승택 원장은 “문재인케어 시행과정에서 가장 주요한 부분 중 하나가 심사평가체계 개편이다. 분석심사는 핵심이다. 선도사업을 진행하며 첫 발을 내딛었다. 하지만 아직도 이견이 존재한다”라고 밝혔다.
"의료계 오해 풀길 바라며 반대 의견 안타깝지만 진중한 협조" 요청
그는 “40년간 유지됐던 심사평가체계를 바꾸는 과정이므로 시작이 반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의료계 협조가 중요하다고 생각했지만 현 상황은 매우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분석심사는 의료계가 근본적으로 요구하는 ‘소신진료’를 보장하기 위한 해결책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심평원 주도 심사가 아닌 자율성과 책임성을 담보하는 형태이며 분석심사 선도사업 역시 그 맥락을 유지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현재 고혈압, 당뇨병,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천식, 슬관절치환술, 자기공명영상진단, 초음파 등 7개 주제로 선도사업이 진행 중이다.
여기에 분석심사를 기반으로 심사평가 업무가 효율적으로 진행되도록 비용자료 중심의 현행 청구명세서를 개편하고, 제출 양식·전산프로세스 등 통합·표준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또 지침 개정을 통해 전문분과심의위원회(Special Review Committe, SRC) 인력구성을 전문가 6인 이내, 위원장은 2인 이내로 정했다.
전문가심사위원회(Professional Review Committe, PRC) 또한 권역별로 의사면허 취득 10년이 경과한 사람 중 의학단체가 추천하는 6인 이내로 규정했다.
김승택 원장은 “분석심사는 의료계를 옥죄는 방향이 아니라 상생하기 위한 방안으로 설계됐음을 강조하고 싶다. 지금 그 변화의 단계에서 오해를 이해로 전환시켜주길 의료계에 요청드린다”고 거듭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