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백성주 기자] 투쟁 일변도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의료계의 변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최일선에 위치해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과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는 대한의사협회 세종사무소가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찬 의협 세종사무소장 겸 의무이사(충남대병원 정형외과 과장)[사진 左]는 20일 세종시 모처에서 전문기자협의회와 만나 “반대를 위한 반대는 지양하겠다. 무조건 반대가 아닌 대화와 협의를 우선해 나가겠다”고 입장을 전했다.
최근 의협 집행부가 설정한 최대 목표는 전문가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가교역할을 수행하겠다는 의미다.
강 소장은 “복지부 요청 전까지는 정책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다.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법개정안이 나오면 시행까지 시간이 걸리지만 시행령에 의협이 관여할 수 있는 여지도 제한적이다. 이는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복지부와 의협의 가교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네트워크를 강화 및 확대를 통해 의협이 정책방향을 세우고 추진하는데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전문가 목소리, 정책에 반영되는 시스템 구축 노력"
현재 의협 내에선 분야별로 상근부회장을 위원장으로 의료정책과 법령에 대해 협력해나갈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복지부와의 관계 부분은 세종사무소가 담당하고 있다.
의협은 지난 2017년 12월 정부세종청사 인근에 세종사무소를 개소하고,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갔다. 의협이 지방에 사무공간을 별도로 만든 것은 처음이다.
이보다 앞선 지난 2013년 12월 의협은 보건복지부가 정부세종청사로 이전함에 따라 세종사무소 설치를 추진했으나 이뤄지지 않았다.
이후 보건복지부·질병관리본부·식품의약품안전처 등과 원활한 정보교류·업무협의를 추진할 세종시내 사무공간 및 전담인력 확보 필요성이 지속해서 제기되면서 사무실을 마련하게 됐다.
세종사무소는 의료인폭력피해신고센터 운영 등 대회원 민원 처리업무도 담당한다. 소장인 강찬 의무이사와 세종행정팀장 1인, 팀원 1인으로 구성됐다.
세종행정팀은 주로 △입법추진 상황에 대한 신속한 정보 파악 및 조율 △각종 행사(심포지엄, 세미나) 모니터링 및 분석 △정부 개최 주요회의 파악 및 지원(참석인사 편의제공 및 자료준비 등 행정지원) △진료실 폭력 피해 신고센터 운영 등 대회원 민원 처리 등의 업무를 맡는다.
강찬 소장은 “세종사무소 일을 하면서 의권을 되찾는데 일조하고 싶다”는 포부를 전하기도 했다.
의사가 의사를 관리할 수 있는 자율징계권을 의협이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의지다. 현재 자율징계권 전문가평가제가 적용되고 있지만 비도덕적 행위 의사들은 과감히 솎아져야 한다는 것이다.
강찬 소장은 무보수, 비상근으로 봉사하는 마음으로 업무에 임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무 때문에 병원에서의 수술도 줄였다.
자리에 배석한 박종혁 의협 대변인[사진 右]은 “복지부와 세종사무소 간 의견 조율이 잘 되면 갈등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 기대가 크다. 세종사무소의 활발한 활동이 곧 원활한 소통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