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의료기관에 원인도 알리지 않은채 요양급여비 환수처분을 강행해 감사원으로부터 지적을 받았다.
다만 해당 의료기관이 제기한 건보공단 직원들의 강압적 조사방식 등에 대한 감사청구는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기각’ 처리됐다.
감사원은 22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부실감사 의혹’에 대한 감사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감사는 해당 의료기관을 운영 중인 A원장의 국민감사 청구에 의해 이뤄졌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2018년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건보공단은 인천광역시 소재 B치과의원의 부당청구 의혹에 관한 공익신고를 접수받고 현지조사를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A원장은 건보공단 직원들의 확인서 제출일자 허위 기재 등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고, 공단은 특별감사를 통해 조사자 3명에 대해 ‘경고’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A원장은 공단 감사실을 방문해 해당 직원과 주고 받은 휴대폰 문자메시지 등을 제시하며 조사업무 부당 수행 등에 대해 항의했다. 아울러 감사원에 국민감사 청구를 의뢰했다.
건보공단은 해당 직원들의 조사업무 적정성 여부에 대해 2차 특별감사를 진행했고, 한 직원에 대해 ‘중징계’ 처분을 의결했다.
이와는 별도로 B치과의원에 대한 공익신고 내용 조사결과 요양급여비용을 부당 청구한 사실을 적발, 9666만원을 환수키로 결정했다.
간호조무사 등 무자격자가 2년 여 동안 방사선 파노라마 촬영을 하고, 이에 대한 요양급여비용을 부당하게 지급받았다는 게 건보공단의 판단이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들여다 본 감사원은 건보공단의 환수처분 결정은 문제가 없지만 집행과정에서 업무처리지침을 위배한 사실을 적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건보공단은 환수예정 통보서에 처분 내용과 법적 근거 등만 기재하고 처분의 원인이 되는 사실에 대해서는 적시하지 않았다.
건보공단 환수예정 통보서에 처분의 원인이 되는 사실과 처분 내용 및 법적 근거 등을 상세하게 명시토록 한 ‘의료기관지원 업무처리지침’에 위배된다는 판단이다.
이에 대해 건보공단 측은 “담당자 업무 미숙으로 환수처분 예정 통보시 처분 원인 사실이 기재되지 않는 문제가 초래됐다”며 사실관계를 인정했다.
이어 “앞으로 요양급여비용 부당청구액 환수처분 및 사전 통지 업무에 있어 절차적 의무를 준수토록 관리, 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감사원은 건보공단의 편파적인 특별감사 주장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근거가 없다고 판단해 감사를 실시하지 않았다.
또 건보공단을 포함한 모든 공익신고 조사기관에 대해 감사원이 정기감사를 실시해야 한다는 청구와 관련해서도 기각 처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