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보험사의 궁극적인 목표는 의사가 겁을 먹고 환자를 치료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실손보험 가입자가 급증하고 손해율이 늘어남에 따라 보험사에서 개별 병원을 상대로 소액의 소송을 청구하고, 합의를 통해 진료비를 일부 돌려받는 ‘꼼수’가 계속되고 있다는 개원가의 지적이 나왔다.
지난 24일 대한정형외과의사회 20주년 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이태연 회장[사진 왼쪽에서 세번째]은 “보험사의 병의원을 상대로 한 무분별한 실손보험 소송이 늘어나고 있다. 비급여로 청구한 모든 행위를 무조건 소송당하고 물고 넘어진다”며 “소송 이슈가 없는 병원이 없다고 장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험업계는 최근 실손보험 손해율이 증가하고 있다며 정부가 나서서 비급여 항목을 손질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을 싣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이미 소비자들에게 보험금을 지급한 1~2년 전의 비급여 청구 항목을 대상으로 병원에 소송을 건 뒤, 합의금을 제안하는 경향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이제오 기획부회장은 본인의 소송 경험을 밝히기도 했다.
이제오 부회장은 “1년 전 MRI 비급여 청구 30여 건에 대해 보험사가 이의를 제기한 바 있다 . 급여항목으로 분류돼 있는 연골 손상을 비급여로 청구했다는 이유였다”고 말했다.
정형외과 질환은 많은 환자들이 골절과 같이 급성 증상이 아닌 노화 등으로 인한 만성 통증을 호소해 진료를 받는 경우가 많다. 이 때 MRI 촬영을 하면 급성에 비해 뚜렷한 이상이 관찰되지 않아 급여 청구시 삭감이 되기 때문에 비급여 처리를 하는데, 보험사에서 이를 두고 불법 청구라며 소송을 건다는 것이다.
이제오 부회장은 “몇 백만원의 소액 건수로 소송을 청구하니 소송 비용을 생각하면 일일이 대응하기도 어렵다”며 “보험사에서 절반의 청구 금액으로 합의하자는 제안을 하는 것을 보면 병원의 잘못을 지적하고 개선을 요구하기보다 의사에게 죄책감을 주려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토로했다.
이태연 회장은 “특히 개원가는 상당한 압박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며 “의협 차원의 대응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학회와 공동으로 무분별한 ‘정형외과적 치료 대응"
한편 이 날 의사회는 "정형외과학회와 함께 무분별한 정형외과적 치료에 대한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개원가 도수치료가 늘어나면서 특히 온라인에서의 광고 규제가 거의 안 되고 있다. 또한 다른 학회도 정형외과학회에서 교육하는 내용과 동일한 세션을 진행하는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별 이기주의라는 지적이 있을 수 있어 조심스러웠는데 학회에서도 전문의 교육이 구분되지 않는 것은 문제라는 데 공감을 해서 특별위원회 구성을 통해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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