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성은 기자] 전공의 처우 문제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병원들이 레지던트 모집에서 처참한 성적표를 받았다.
데일리메디가 전국 주요 수련병원의 '2020년도 전기 레지던트 지원 현황'을 조사한 결과 폭언 및 폭행, 과로 등 전공의 처우 문제로 홍역을 치른 병원 대부분이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먼저 故 신형록 전공의가 당직 중 과로로 사망한 길병원 소아청소년과에서는 이번 전기 레지던트 모집에서 정원 3명을 선발하고자 했지만 지원자가 한명도 없었다.
신형록 전공의 사망 직후 진행됐던 2019년도 후기 레지던트 모집에서도 길병원은 총 7개 전문과목에서 레지던트 10명을 모집했지만 지원자는 전무했다.
2017년에 이어 2018년 12월까지 외과 레지던트 과반수 이상이 이탈했던 국립중앙의료원 외과 또한 2020년 전기 레지던트 모집에서 전공의를 확보하는데 실패했다. 2명 모집에 지원자는 '0명'이었다.
2019년도 후기 레지던트 모집에서도 2명을 뽑았지만 아무도 지원하지 않았다.
지난 7월 응급실 인력 부족에 따른 업무 과부하로 전공의 파업 사태를 겪었던 단국대병원 내과는 일부 지원자가 있었지만 정원을 채우지는 못했다.
이번 전기 레지던트 모집에서 단국대병원은 내과 전공의 6명 모집에 나섰지만 지원서를 접수한 전공의는 4명 뿐이었다.
폭행·폭언 사건이 일어난 병원에 대한 전공의들 외면은 빅5 병원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6월 교수의 폭언 폭행에 대해 4년차 전공의 12명 전원이 탄원서를 제출한 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는 이번 레지던트 모집에서 인원이 미달됐다. 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는 정원 13명 중 12명 선발에 만족해야 했다.
지도전문의가 전공의를 폭행한 혐의로 2018년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 선고를 받은 한양대병원 성형외과는 서울 소재 병원 인기과인 덕에 1명의 전공의를 확보했다.
레지던트 성추행을 비롯해 수련환경 허위자료 제출을 이유로 보건복지부로부터 전공의 모집 중단이라는 행정처분을 받은 후 이번에 모집을 재개한 강남세브란스병원은 인원 미달을 면했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은 이번 전기 레지던트 모집에서 32명 정원에 36명이 지원, 1.13 대 1 경쟁률을 보였다.
다만 지도교수의 성추행 논란이 일었던 강남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는 레지던트 정원 채우기에 실패했고, 레지던트 폭행 논란으로 행정처분을 받았던 전북대병원 역시 미달을 면치 못했따.
전북대병원은 2020년 전기 레지던트 모집에서 총 46명 정원을 모았고 지원자는 40명에 그쳐 0.87 대 1 경쟁률에 머물렀다.
저작권자 © 데일리메디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