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 “적어도 같은 민족끼리 말이 안통하는 상황은 없어야죠
!. 특히 생명을 살리는 의료현장의 소통은 무엇보다 중요한 과업입니다
.”
김신곤 통일보건의료학회 제2대 이사장(고대안암병원 순환기내과)은 “언제가 될지 모를 그 날을 대비해 남북 보건의료 용어 통일이 필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우선 최근 지속되고 있는 한반도의 경색 정국에 우려와 안타까움을 표했다. 수 년째 통일의학을 준비해 온 학회 이사장인 만큼 아쉬움의 강도는 더했다.
김신곤 이사장은 “남북 정상과 북미 정상의 연이은 만남은 기대와 희망을 키웠지만 70년 세월 지속된 분단의 벽은 여전히 높고도 공고했다”고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작금의 경색된 남북관계를 의료에 비유했다.
그는 “경색은 막힘이다. 숨통이 막히면 죽게 되고, 혈관이 막히면 세포와 조직이 사멸한다. 주변 세포와 소통하지 않는 암세포는 생명을 잠식한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경색과 불통의 결과는 죽음을 의미한다”며 “그런 절망적인 상황일수록 의사는 생명을 살리는 끈을 놓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신곤 한반도의 암울한 상황이 곧 다가올 희망의 전주곡이길 기대하며 보건의료 분야가 작금의 경색을 풀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힘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남북 간 소통 중에서도 보건의료 영역에서의 소통은 한민족 8000만명의 생명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만큼 훗날을 대비해 지금부터라도 보건의료 용어 통일 작업이 시급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머지않아 남북 간 교류협력이 활발해지면 서로가 사용하는 보건의료 용어에 대한 이해 부족, 소통의 어려움은 의료인과 환자들에게 난맥상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생명을 살리는 소통이 어긋나면 안되는 만큼 남북 보건의료 용어 통일을 위한 준비는 시대적 사명이자 통일시대를 여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29일 열린 통일보건의료학회 추계학술대회 역시 ‘남북의료 소통’에 방점을 뒀다. 주제는 ‘남북 보건의료 용어 통일을 위한 준비’였다.
김신곤 이사장은 무엇보다 의학뿐만 아니라 치의학, 한의학, 약학, 간호학, 영양학에 이르기까지 보건의료 전 영역이 함께 남북 소통에 대해 고민한다는 점에서 이번 학술대회의 의미가 남다르다고 평했다.
그는 “그동안 보건의료단체에서 각각 진행해오던 남북한 의학용어 정리에 대한 성과물을 공유하고 공동협력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첫 교류의 장”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실제 이번 행사에는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해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대한간호협회, 대한영양사협회가 분야별 남북 용어 통합을 위한 경험을 공유했다.
김신곤 이사장은 “보건의료 영역의 소통은 생명을 살리기 위한 필요조건”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남북한 보건의료 용어통일 준비는 한반도 건강공동체를 향한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장의 성과를 기대하기 보다 소통을 위한 준비작업을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크다”며 “궁극적으로는 보건의료에서 시작된 남북의 교류와 소통이 타 분야로 확대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