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국내 혈액보유량이 점차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대한적십자사의 혈액수급감시 프로그램인 Blood Inventory Monitoring System(BMS)에서 관리되고 있는 수혈기관은 전체 2500여개 가운데 209곳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11월말 기준 적혈구제제 보유 현황은 4.9일분에 그치고 있다. 농축혈소판 보유 현황은 2.3일분에 불과하다.
이는 적십자사가 분류한 혈액수급위기단계에 따르면 혈액수급 부족 징후가 관찰되는 ‘관심’단계다. 적혈구제제가 3일분 미만이면 부분적 부족, 2일분 미만이면 부족 지속으로 간주한다.
이에 안정적인 혈액 수급과 함께 혈액재고 관리 시스템의 효율화가 요구되고 있지만, 현재 적십자가 운영하고 있는 혈액정보공유시스템(BISS) 및 BMS를 계속 유지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보건복지부의 ‘국가 혈액수급감시 체계 전면 개정 및 시스템 개선(안) 마련(아주대학교 산학협력단 주관)’ 연구에 따르면, 전체 2500여개 수혈기관 중 BMS에 포함돼 있는 곳은 지난해 기준 209곳에 지나지 않는다.
또한 공급혈액원에 의료기관 혈액정보가 제공되지 않으며, 의료기관에서 출고된 지 2일 후의 자료를 반영하고 있어 정확한 재고량 반영이 어렵다.
이밖에도 대한적십자사혈액원과 한마음혈액원, 중앙대병원혈액원 등 주요 공급혈액원의 경우에도 의료기관으로의 공급이나 폐기 시점에서 재고가 파악돼 실시간 현황을 알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대한적십자사혈액원은 실시간 혈액 생산 및 공급혈액원 재고가 반영되지만, 한마음혈액원과 중앙대병원혈액원은 자정을 기준으로 하루에 한번 자동 입고된다”고 밝혔다.
이어 “한마음혈액원은 일일 혈액 생산 정보를 보고하고 있으나 혈액제제 중 아직 분획이 결정되지 않은 부분에 대한 재고가 반영되지 않아 약간의 오차(실재고 상 누락)는 있을 수 있으며, 중앙대병원혈액원은 일부 기능을 사용하고 있으나 일일 생산보고는 미활용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에 올해 4월 감사원에서도 “보건복지부장관은 혈액수급 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혈액수급 관련 유관기관인 질병관리본부 및 공급혈액원의 법적 권한 및 역할, 혈액공급량 조절기준 등을 마련하고 공급혈액원에 전체 의료기관 혈액정보가 제공될 수 있도록 질병관리본부와 협의해 혈액수급 관련 시스템을 보완하라”고 통보한 바 있다.
연구팀은 “영국의 경우 RhD 음성 적혈구 제제와 같이 국가 상황에 따라 특수혈액제제를 포함해 관리하고, 캐나다는 각 의료기관 일일보고서로 당일 재고량을 지역 단위, 국가 단위로 확인 가능하다”며 “현 BMS는 적십자사의 별도 예산 편성도 없는 만큼 일부 비용을 투자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전수 감시체계로의 전환을 대비해 연간 적혈구제제 사용량에 따른 BMS 출고 등록 방식이 요구된다”며 “최소 연간 100단위 이상의 적혈구제제를 사용하는 1008개 기관을 대상으로 현재 체계 혹은 실시간 감시체계 방안을 단계적으로 도입해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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