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서울 강동구보건소가 최근 의료법 위반 여부와 관련해 강동성심병원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병원에서 사망한 故 이나미 여사 의무기록이 위·변조됐다는 진정이 제기된 데 따른 조치다. 고인은 메밀꽃 필 무렵의 작가로 유명한 이효석씨의 장녀인데, 유가족과 병원 간 의료분쟁으로 사망 후 5년째 병원 영안실에 안치돼 있다.
이 여사는 강동성심병원에서 급성담낭염 의심 증세로 ‘담낭배액술(PTGBD)’을 받은 지 한 달여 만에 사망했다.
이와 관련, 강동구보건소는 최근 위·변조 등의 민원을 접수하고 조사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민원은 국민신문고를 통해 제기됐고, 보건복지부를 거쳐 강동구보건소로 이관됐다.
강동구보건소 관계자는 “민원인과 병원 측에서 자료를 받아 조사를 진행 중에 있다”며 “민원인이 세밀한 조사를 원한다고 했기 때문에 결과가 나오는 시기를 특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유가족이 문제 삼은 병원의 의료법 위반 사항은 총 11가지다.
진정서에 따르면 2015년 8월 27일 J 강동성심병원 의사는 PTGBD를 시술하고 진료기록부를 작성하지 않았고, 같은 달 29일 성명불상자가 중환자실 전공기록지의 ‘Caution: Hepatitis B, VRE, all-reistant Acinetobacter sp.’를 혈액·접촉주의 등으로 변조했다.
또 2015년 9월 4일에는 S 의사 ‘WBC 떨어짐’을 ‘WBC 지속상승 및 발열 지속되며 central line 있어 catheter related infection risk 상승’ 등으로, 같은 달 27일 K 의사 1차 경과기록지에는 2015년 9월 17일 18시 56분 수술경과에 대한 기록을 한 것으로 돼 있으나 2차 경과기록지에는 같은 날 21시 36분에 한 것으로 수정됐다.
올해 9월 2일에는 성명불상자가 검사결과보고서 중 2015년 8월 27일 H 의사가 일반혈액검사를 삭제했다.
이외에도 6건에 대한 의료법 위반 여부를 강동구보건소에 진정했다.
유가족 측 변호사는 “유족이 발급 받은 것과 병원 측이 민사소송에서 증거로 제출한 경과기록지 등 진료기록부의 내용이 달랐다”며 “환자로서는 진료기록부의 내용이 추가기재·수정된 이유를 알 수 없으나, 병원 측이 사후에 수정·변경한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병원 측이 진료기록부를 고친 이유가 의료과실과 관련이 있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그 자체로 의료법 위반이 될 여지가 크기 때문에 이를 조사해서 법 위반 확인 시 조치를 취해달라고 복지부에 진정한 것”이라며 “이는 진정인만이 아니라 해당 병원 환자 모두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강동성심병원은 “해당 내용은 보건소에서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향후 진행될 조사에 성실히 응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이 여사는 메밀꽃 필 무렵의 작가 이효석의 장녀다. 지난 2015년 9월 25일 강동성심병원에서 사망했는데, 유가족과 병원 측의 의료분쟁으로 5년째 영면(永眠)에 들지 못 하고 있는 것이다. 하루 단위로 쌓이는 영안실 안치료는 지난 2017년 5500여 만원이었던 것으로 알려 졌는데, 현재는 약 1억 여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가족과 병원 간에는 의료분쟁 외에도 병원의 무연고자 처리 시도·유가족에 대한 구의원의 부적절한 발언 등 논란을 일으킨 바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