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백성주 기자] 앞으로 부당청구, 노인학대 등을 포함한 부실한 장기요양기관 개설 및 유지가 어려워질 전망이다.
보건복지부(장관 박능후)는 현행 장기요양기관 지정제를 강화하고 지정갱신제를 새로 도입하는 내용의 노인장기요양보험법 개정안이 12일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그동안 장기요양기관은 시설 및 인력기준만 갖추면 지방자치단체 장이 반드시 지정하도록 돼 있어 사실상 ‘신고제’로 운영됐다. 하지만 이에 따른 개인시설 난립 및 서비스 질 저하 문제가 지속 제기됐다.
이번 제도 개편으로 신규 진입단계의 심사를 강화하고 주기적인 지정 갱신 심사를 통해 부실기관을 퇴출할 수 있게 된다. 장기요양기관 난립을 방지하고 서비스 질 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다.
지정요건·절차 등 지정제 실효성 강화
신규로 진입하려는 기관에 강화된 지정요건 및 절차를 적용해 지정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기존에는 시설·인력 기준을 충족하면 장기요양기관으로 지정받을 수 있었다. 앞으로는 지정 신청자의 과거 행정제재처분 내용, 급여제공 이력, 운영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지정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심사를 위해 각 지방자치단체에 노인복지 또는 장기요양 관련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지정 심사위원회’를 설치한다. 각 지방자치단체장은 위원회의 심사 결과를 토대로 지정 여부를 결정한다.
이에 따라 부당청구, 노인학대 등으로 행정제재를 받은 이력이 있거나 행정처분 또는 평가를 회피하기 위해 휴‧폐업을 반복하는 등 양질의 서비스 제공이 어렵다고 판단되는 기관은 지방자치단체장이 지정을 거부할 수 있게 된다.
또 그동안 재가장기요양기관의 경우 설치신고만으로 지정이 가능했으나, 앞으로는 동일한 절차에 따라 지정받도록 하는 등 진입을 엄격히 관리한다.
6년마다 장기요양기관 지정갱신제 도입
장기요양기관 지정시 유효기간을 6년으로 설정하고 6년마다 지정 갱신 여부를 심사하게 된다. 신규 진입기관은 지정일로부터, 기존 기관은 법령 시행일인 12월 12일부터 기산한다.
기존에는 장기요양기관 지정에 유효기간이 없어 한 번 지정을 받으면 행정처분에 따른 퇴출 또는 스스로 폐업 신고를 하지 않는 한 서비스 질적 수준이 낮아도 서비스 제공기관으로 지정·유지되는 문제가 있었다.
앞으로는 주기적인 지정 갱신 심사를 통해 시설 및 인력 기준 등 지정요건 준수 여부를 재점검한다. 행정처분의 내용, 급여 제공 이력, 평가결과 등을 고려하여 서비스의 질이 현저히 낮다고 판단되는 기관에 대해서는 지정 갱신을 거부할 수 있게 된다.
또 장기요양급여평가를 거부·방해하는 기관, 1년 이상 장기요양급여 미제공 기관, 사업자등록 말소 기관 등에 대해서는 직권으로 업무정지 또는 지정취소를 통해 퇴출이 가능해진다.
양성일 복지부 인구정책실장은 “이번 장기요양기관 지정제 강화 및 지정갱신제 도입 시행을 계기로 어르신과 가족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장기요양기관이 더욱 늘어나게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