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성은 기자] 우리나라 병원에 근무하는
간호사들의 연간 평균 근무는 2436시간으로 최대 근무량인 2160시간을 훌쩍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장근로를 경험하는 병원 간호사는 87.9%에 달하며 이 중 62.3%는 연장근로 수당을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대한간호협회와 김학용 국회 환경노동위원장 주최로 지난 1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회의실에서 열린 '근로감독 사각지대, 병원 간호사의 근로시간 제도개선 방안' 간담회에서는 병원 간호사가 겪고 있는 불합리한 근로계약과 노동실태에 대해 토론했다.
장성숙 인천광역시간호사회장에 따르면 간호사에 대한 포괄근로계약이 만연하고 있는데 이는 판례상 계약무효에 해당한다.
장 회장은 "특히 간호관리료 산정기준 변경으로 발생하는 추가 수익분을 간호사 처우개선에 사용토록 권고하고 있지만 자료 제출기관 중 21.7%가 전혀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김영애 중소병원간호사회장에 의하면 간호사의 연 평균 근무시간은 2436시간이며, 특히 간호간병통합병동에서 일하는 간호사는 하루 평균 9.54시간을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장근로를 경험하는 간호사는 87.9%였으며, 이 중 연장수당을 받지 못하는 이들은 62.3%에 달했다.
김영애 회장은 “자신이 필요할 때 연차 유급휴가를 사용할 수 있다고 응답한 간호사는 29.3%에 불과하다. 특히 재원환자 수 감소 및 증가에 따라 급작스런 출근 당일 또는 출근 직후 휴무 등 연차휴가를 강제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밝혔다.
보건의료기관에서 간호사 모성보호제도가 지켜지지 않는 문제도 개선점으로 꼽혔다.
양희경 안성시간호사회 총무는 "모성보호제도가 공백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양희경 총무는 “공공의료기관은 정원 고정으로, 인력충원 시 대부분 비정규직으로 채용하고 계약만료 시 해고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모성보호 제도 운영이 불가능하다”며 “민간의료기관은 상급종합병원 등 일부 대형병원에서 대체인력을 충원해 운영하고 있으나, 지방 중소병원은 대체인력도 채용이 어려워 제도가 시행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현재 병원 간호사들의 근로 환경에 대한 개선에 공감하며 대안을 제시했다.
고용노동부 김윤혜 임금근로시간과장은 “병원 업종에 대해 실태조사 및 근로감독을 시행해 야간·초과근무 수당 미지급 등 법령 미준수 현황을 확인하고, 노동조합과 공인노무사와 함께 자율 개선사업을 실시했음에도 불구하고 개선되지 않는 병원은 수시감독을 실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 홍승령 간호정책TF팀장은 “병원 간호사의 근로와 관련한 문제는 노조가 없거나 지방 중소병원에서 생기는 경우가 다수”라며 “지난해 3월 발표한 간호사 근무환경 및 처우개선 대책을 통해 현재까지 정책을 마련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홍승령 팀장은 “모성보호 공백의 경우 야간근로와 교대근무가 반드시 수반되므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부처 간 협의를 통해 기본원칙을 마련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신경림 대한간호협회장은 고용노동부와 보건복지부 등 정부 차원의 제도 개선방안을 촉구했다.
신경림 회장은 “고용노동부는 병원업종에 대한 근로감독 확대 및 표준임금규정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근로관계법령을 준수하고 있는지에 대한 모니터링체계를 시급하게 구축해야 한다. 복지부도 간호관리료 산정기준 방식 변경에 따른 추가수익금을 병원이 간호사 처우개선에 반드시 사용토록 필수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신 회장은 “병원업종에 대한 맞춤형 모성보호제도를 도입할 수 있도록 부처 간 협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