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첩약급여화 시범사업 내년 시행을 앞두고 12월 예정됐던 보건복지부의 한약급여화협의체 3차회의가 연기된 가운데, 대한한약사회(이하 한약사회)는 한약 조제과정에서의 명확한 안전성 확보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약사회는 지난 19일 ‘첩약급여화 시범사업 대비, 한약 전주기 안전성 확보’ 주제로 국회에서 열렸던 ‘제1차 한의약정책포럼’에 대해 이 같은 입장을 피력했다.
한약사회는 “한약규격품제도 강화를 통한 한약재의 안전성·유효성 강화 요구에 찬성하며, 방법의 한계가 있기는 하지만 한약 조제 단계의 안전성 확보에 대한 필요성을 자각한 것은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의약품 시판후조사(PMS) 제도와 의약품 안심서비스(DUR) 제도 도입 주장도 매우 환영한다”며 “PMS와 DUR 등의 시스템 구축을 위한 양질의 균일한 데이터를 확보하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한의사협회 주장에는 매우 커다란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약사회는 “현 한의협 대책으로는 한약 조제과정에 대해서는 실효성이 없으며, 한약 조제과정의 안전성·유효성·균일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한의협이 제시한 ‘PMS 제도와 DUR 제도’ 자체가 무용지물이 된다”고 주장했다.
김종진 한약사회 부회장은 “한의원과 원외탕전실에서도 비면허자가 조제하는 것이 다수인 상황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균일한 데이터가 확보되지 않고, 이렇게 된다면 PMS 신뢰도 자체가 떨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김 회장에 따르면 한약은 조제자에 따라 성분비와 추출율이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때문에 만일 동일한 갈근탕 처방으로 조제해 투약한 한약의 안전성과 유효성 데이터 1000건을 수집해 PMS 시스템으로 검토하더라도 이는 여러 조건에서 조제한 각기 다른 성분 비율의 갈근탕들에 대해 검토하게 된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갈근탕이라는 이름만 동일하고 서로 다른 한약들에 대한 데이터로 검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도 PMS와 유사한 형태의 ‘의약품 이상사례 보고시스템(KAERS)’이 있는데, 한약은 현재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다”며 “해당 시스템에 보고된 조제 한약의 균일성과 기준처방의 동일성이 담보되지 않아 신뢰도가 많이 떨어지는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확실한 대책은 한약조제를 전문가가 담당하는 의약분업과 기준처방별 조제표준화를 도입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달 26일과 27일 중에 ‘한약급여화협의체 3차회의’를 계획했던 복지부는 일정조율의 이유로 다음달로 회의를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