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의료인 폭행에 대한 처벌을 강화한 임세원법 통과 후에도 정신건강의학과에서 근무하는 의료진과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흉기 난동이 계속되고 있다.
망상장애로 정신과 통원치료를 받던 60대 A씨가 지난 26일 병원 직원에게 흉기를 휘두르는 사건이 발생했다.
A씨는 26일 광주 북구에 위치한 모 병원 현관 통로 쪽에서 병원 직원 B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한 혐의로 조사받고 있다.
B씨는 목에 4cm가량의 상처를 입어 근육 봉합 수술을 받을 예정이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B씨가 통원치료일이 아닌데 병원을 방문한 A씨에게 ‘진료받는 날이 아니니 다른 날에 방문해달라’고 요구하자 A씨는 흉기를 꺼내 이 같은 일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작년 8월에도 병원에서 조현병 환자가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를 공격한 일이 있었다.
강릉의 한 병원에서 근무 중인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A씨가 조현병으로 진료받던 환자 B씨에게 목, 머리, 어깨 등을 구타당해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은 사건이다.
가해자는 A씨가 장애등급을 내려 장애수당이 감소하자 불만을 품고 찾아와 망치를 휘둘렀고 망치가 망가지자 주먹으로 폭력을 행사했다.
금년 1월에도 이와 유사한 사건이 벌어졌다. 서울 은평구 소재 병원에서 A씨가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B씨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당시 의사 B씨는 임신 5개월의 임신부였다.
A씨는 현장에 있던 병원 직원들에게 제압돼 체포됐으며, B씨는 왼손이 약 1.5cm가량 베인 상처를 입었고 제압과정에서 직원 1명도 경미한 상처를 입었다.
A씨는 위 병원에서 약 2달 입원해 정신과 치료를 받았고, 범행 하루 전날 퇴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년 4월에는 본인의 퇴원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며 정신병원 보호사를 흉기로 협박한 40대 남성 A씨가 특수협박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일이 있었다.
A씨는 퇴원을 요구했지만 B씨가 이를 만류하자 미리 준비한 흉기를 보여주며 찌를 듯이 협박한 혐의를 받았다. A씨는 당시 조현병으로 스스로 정신병원에 입원해 있었다.
지난 2018년 12월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교수가 본인이 진료하던 양극성정동장애(조울증) 환자가 휘두른 흉기로 인해 사망한 후 의료진의 근무 환경 안전 문제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국회에는 임세원법이라는 이름으로 30개가 넘는 법안이 발의됐다.
의료인에 대한 폭행을 가중처벌하는 의료법 개정안과 정신응급의료센터를 설치하는 등 일부 법안은 법제화됐지만. 실제 임상 환경을 위한 제도 개선은 미비해 정신건강의학과 의료진에 대한 폭행 사건은 계속되며 다수의 의료진은 생명의 위협 속에 진료를 계속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임세원 교수 사건에 대한 후속 대책으로 폭행 발생 비율이 높은 일정 규모 이상의 병원에 비상벨‧비상문을 설치하고 보안 인력을 갖추도록 하는 ‘안전한 진료환경 조성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