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국내 염증성장질환(크론병, 궤양성대장염) 환자들의 1인 당 연평균 진료비가 2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장연구학회(학회장 김주성,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는 30일 ‘2019 행복한 장(腸) 해피바울 캠페인’ 일환으로 국내 염증성장질환 환자 43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결과 염증성장질환 이 외 전신성 동반질환이 있는 환자는 10명 중 3명 이상인 34.4%에 달했다.
동반질환으로는 관절 증상이 37.3%로 가장 높았고, 류마티스관절염 16.7%, 외음부/구강 궤양 16%, 건선 12.7%, 강직성척추염 5.3% 순이었다.
염증성장질환은 환자들의 정신건강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종종 무기력하다고 느낀다’는 응답이 56.3%, ‘불안하고 우울하다고 느낀다’가 44%로 정신적 고충 역시 큰 것으로 나타났다.
시행 중인 치료법은 5-ASA(항염증제) 64.9%, 면역조절제 45.6%, 생물학적제제 44.6%순인 것으로 집계됐다. 환자 5명 중 1명(20%)은 생물학적제제와 면역조절제를 함께 사용하고 있었다.
환자들은 염증성장질환과 관련한 진료를 위해 한 달 평균 0.6회, 검사를 위한 방문까지 포함할 경우 한 달 평균 0.9회 병원을 방문하고 있었다.
월 평균 약 18만원, 연 평균 약 200만원 정도의 진료비(외래진료비+약제비)를 지출하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이는 조사된 소득 수준을 감안했을 때 적지 않은 비중이다.
이외에도 입원 시 1회 당 평균 약 190만원, 수술 시 1회 당 평균 약 260만원을 소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응답자의 21.4%는 현재 치료약물 외에 건강보조제를 복용 중이었다. 이 같은 간접비를 포함해 환자 1인 당 연간 소요하는 비용을 산출한 결과 약 880만원으로 추산됐다.
이는 진료비, 응급실 내원비, 수술비 등 직접적인 의료비 외에 환자와 가족의 노동 생산성 소실비, 병원 내원을 위한 교통비, 기타 건강관리비 등 간접적인 의료비를 모두 합산한 수치다.
이 같은 비용 부담으로 치료를 지연하거나 중단했다고 답한 환자가 11.6%로 나타났다.
이동시간을 포함한 진료에 소요되는 시간은 평균 약 5시간으로 조사됐다. 가족 중에 염증성장질환 환자가 있을 경우 가족들이 병원 동행, 간병 등을 하면서 발생하는 간접비 부담도 크다는 점을 의미한다.
대부분 환자가 산정특례 적용을 받지만 2016년 말 제정된 희귀질환관리법에 대한 인식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궤양성 대장염이 희귀질환에서 제외돼 중증난치질환으로 분류된 것을 모르는 환자가 49.2%에 달했다.
대한장연구학회 김주성 회장은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염증성장질환 환자들이 치료비 부담은 물론 전신에 동반되는 질환들과 정신적인 고통 등 생활 전반에 걸친 어려움이 크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 경제활동을 활발하게 해야 할 젊은환자가 많아 사회적 안전망 제공을 위해 정부의 꾸준한 관심과 정책적 지원과 배려가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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