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성은 기자]
면역관용유도 신장 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가 국내 처음으로 아기를 출산했다. 이는 전세계적으로도 3번째 사례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서울병원(원장 권오정)은 2017년 8월 면역관용유도 신장 이식 수술을 받은 이길선씨(39세)가 최근 건강한 아이를 출산했다고 밝혔다.
면역관용이란 면역억제제 복용 없이도 이식된 장기가 거부반응을 일으키지 않고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뜻한다.
보통 장기이식 수혜자는 면역억제제를 평생 복용해야 하는데 첨단 의학인 면역관용유도 이식을 받은 경우 그럴 필요가 없다.
현재 면역관용유도 신장이식은 전세계에서 4곳의 이식센터에서만 가능한 상황이다. 국내서는 삼성서울병원이 2011년 최초로 성공한 뒤 해당 분야에서 앞장서고 있다.
이번에 출산한 이씨 부부는 2008년 결혼 후 11년 동안 아이를 가질 수 없었지만 이씨가 면역관용 신장이식을 받은 1년 후 자연 임신 소식을 접하게 됐다.
하지만 출산까지의 과정은 쉽지 않았다. 이씨는 신장질환 이외에도 조산을 유발할 수 있는 자궁선근증을 앓고 있었기에 임신을 유지하기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출산 직전에는 아이가 엄마 뱃속에서 거꾸로 위치하는 난관을 겪었고, 다행히 수술이 가능한 상태여서 제왕절개를 통해 무사히 출산할 수 있었다.
아이는 몸무게 3.32kg의 건강한 남아로 태어났으며 태명인 '기쁨이'를 따 '강찬'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됐다. 산모와 아기는 건강하게 퇴원했다.
수술을 집도한 박재범 이식외과 교수는 "면역관용유도 신장이식을 위해 이씨에게 이식 전(前) 처치를 시행한 뒤 기증자와 수혜자의 면역체계가 일시적으로 공존하도록 남편 강씨의 신장과 골수를 아내 이씨에게 이식했다"고 밝혔다.
한편, 아이를 낳은 이씨는 두통이 잦아 고혈압 치료를 받던 중 우연히 신장질환을 발견했고, 이식 이외에는 방법이 없어 2017년 남편 강봉기씨(40세)에게 신장을 기증받아 수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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