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정부가 지역의료 강화정책의 일환으로 공공의대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지방자치단체들도 주민 숙원사업 일환으로 의과대학 유치를 위한 활동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자체의 의과대학 유치 시도는 선거철만 되면 등장하던 단골 소재였지만 번번이 무산된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일부 지역의 의대 설립 타당성 조사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고 의사인력 부족도 제기되면서 추이가 주목되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곳은 전라남도 목포시와 경상북도 포항시다.
실제로 두 지역의 경우 인구 1000명당 평균 활동 의사 수가 전라남도 1.6명, 경상북도 1.3명으로 서울(3.0명) 등 타 지역에 비해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두 지역 모두 단순히 지역주민 숙원 사업이라는 식의 감정적 호소에서 벗어나 의대 필요성 주장에 힘을 싣기 위한 객관적 근거를 쌓으려는 노력에 매진하고 있다.
목포의 경우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작년 7월부터 진행한 타당성 조사 결과가 최근 발표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목포시 의과대학 설립은 필요성이 인정되며 경제적 타당성도 충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전남도민의 건강향상‧의료불평등 해소와 함께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해 경제 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목포시의회도 목포대 의과대학‧부속병원 설립을 촉구하는 건의문을 내는 등 힘을 보탰다.
구랍 26일에는 김영록 전라남도 도지사가 송년 기자회견에서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 등 의과대학 유치를 도정 3대 핵심과제 중 첫 번째로 꼽기도 했다.
포항도 이에 질세라 의과대학 유치를 위한 레이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포항은 최근 송경창 부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해 7월부터 착수한 의과대학 설립 타당성 조사 연구용역 중간보고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는 정부 의대 설립 관련 정책 동향 보고와 함께 의과대학 설립을 위한 부지 확보방안, 향후 전략 등이 논의됐다.
특히 포항은 연구중심 의과대학 설립을 위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포항이 갖춘 제4세대 방사광 가속기와 바이오오픈이노베이션센터(BOIC), 세포막단백질연구소, 식물백신기업지원시설 등의 최첨단 바이오헬스 인프라가 연구중심 의과대학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지방 의대 설립 관련 의료계 강한 반발 등 과제 많아
이처럼 지자체들이 긍정적인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지역 내 의대 설립 촉구 목소리를 더욱 높여가는 가운데 의료계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의사인력 부족 문제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민감한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김연수 서울대병원장마저 의대 정원 확충 필요성을 언급했을 정도로 의사인력 부족은 심각한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방의 의과대학 유치나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의대 설립이 의사인력 충원을 위한 또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의료계가 공공의대를 비롯한 새로운 의대 설립에 부정적이라는 점이 가장 큰 장애물이다. 특히 지방 의료인력 부족은 단순히 의과대학 하나를 설립하는 식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의료계의 중론이다.
실제로 의협은 공공의대는 필요성‧실효성이 부족하며 현존하는 공공의료기관 투자 확대 등을 통해 문제 개선이 가능하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의협을 비롯해 의료계의 전향적 입장변화가 없다면 지방 의대 설립은 순탄지만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