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헌법재판소가 교수의 ‘근로자성’을 인정하는 교원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교원노조법)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개정안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지만 국회에서는 관련 개정안 논의가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개정안과 관계없이 교수노조 설립은 가능하지만 교수노조 조합원 자격·노조 인정 방식 등 세부사항은 법으로 규정해야 하기 때문에 관련 법 개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의사노조의 경우에는 교수이자 의사라는 ‘이중적 신분’이기 때문에 개정안에 대한 관심이 큰 상황이다.
5일 데일리메디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오는 3월 31일을 기점으로 전국 대학의 교수노조 설립은 본격화될 전망이다. 현재 상당수 대학의 교수들은 교수노조 설립과 관련해 논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예를 들어 원광대학교, 목원대학교 등 일부 대학은 창립총회를 마쳤고, 신고만 남겨둔 상황이다. 헌재의 교원노조법 2조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교수노조 설립에 대한 걸림돌은 완전히 사라졌기 때문이다.
사립대학교수연합회 자문 역할을 하고 있는 김광산 법률사무소 교원 대표 변호사는 “교원노조법 2조 자체가 위법하면 해당 규정에 때문에 노조설립이 안 된 교수들은 설립이 가능하다는 반대 해석이 가능하다”며 “교수노조 설립은 3월 31일 이후 개정안 통과 여부와 관계없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회에서의 논의는 진전이 없다.
최근 선거법·공수처법 통과로 정국이 얼어붙었을 뿐만 아니라 오는 4월 15일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예정돼 있기 때문에 의원들 관심사에서 멀어진 것처럼 보인다. 현재 정부안을 포함한 5개 법안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계류된 상태다.
교수노조 설립 자체는 3월 31일 이후 가능하지만 조합원 자격·노조설립 단위 등 세부규정은 개정안에서 규정해줘야 한다. 또 국공립-사립, 사립 중 수도권-지방대학 간 처우가 상당히 다르다는 점도 문제다.
김 변호사는 “교수들의 경우 퇴직교원들을 노조 조합원 자격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는지, 현재 교수노조 설립은 전국, 시·도 단위로 가능한데 대학별 처우 등 근로조건이 다른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부분은 현행 교원노조법으로 가야한다”고 지적했다.
의사노조는 교수노조와 또 다르기 때문에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 이중적인 신분 때문이다.
김 변호사는 “의사들은 대학교수로서의 신분뿐만 아니라 의료원 혹은 파견병원 등에서 의사로서의 직무를 수행해야 하는 이중적인 지위를 가지고 있다”며 “노조 설립 및 운영에서 일반 교수와는 다른 부분이 있고, 병원별로 근로조건 등 상이 및 이해관계가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 별도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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