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진료 정보를 독점할 우려가 있다며 의료계가 강하게 반발한 ‘심사 관련 자료제출 표준서식’이 결국 시행될 전망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심평원은 최근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심사관련 자료제출에 대한 세부사항’을 고시했다.
이에 따르면, 보건복지부 고시 ‘요양급여비용 심사‧지급업무 처리기준’ 제5조 제4항에 따라 요양기관이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심사자료를 제출하고자 하는 경우 총 37종의 표준서식을 사용해야 한다.
제출과정의 편의성 및 효율성을 제고하면서 심사자료 제출 전용 시스템 외 요양급여비용 청구 관련 포털 시스템 등을 통해 제출할 수 있도록 예외 규정도 마련했다.
그러나 해당 표준서식은 퇴원요약지나 진료비 세부산정내역을 비롯해 수술·응급·입원초진·경과·투약기록 등 다양한 항목을 요구하고 있어 의료계에서는 ‘진료정보 독점’이라는 반발을 샀다.
실제로 지난해 말 제정안이 발표됐을 당시 대한의사협회 측은 “진료비 심사와 무관한 환자의 민감한 진료정보를 독점해 의료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심평의학이라는 관치의료의 기반을 확대하려는 의도이므로 전면 철회를 촉구한다”고 강한 반대 의견을 표명한 바 있다.
의협은 “해당 표준서식은 분석심사의 기반인 ‘요양급여비용 심사·지급업무 처리기준’에 근거를 두고 있으며 심사와 관련 없는 환자의 각종 질병정보와 함께 진료 세부내역도 포함돼 있다”며 “궁극적으로 의료비용 통제 목적의 분석심사 도입을 위한 사전 조치”라고 지적했다.
또한 “심평원의 진료정보 집적화 및 독점력에 대한 권한 강화”라며 우려를 표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심평원은 “진료비 청구방식 및 방법 등의 변경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심평원 측은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심사관련 자료제출에 대한 세부사항은 진료비 청구방식 및 방법 등의 변경이 아닌, 심사참고자료를 정보통신망으로 제출하는 방법(작성요령 등)에 대해 공고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표준서식에 맞춰 현재 사용 중인 의무기록지 등을 변경할 필요는 없다. 서식은 심사 등에 필요한 자료(항목) 중심으로 구성된 것으로 의무기록지의 표준화와는 관련 없다”고 덧붙였다.
표준서식 개발에 대해서도 “모든 표준서식을 새로 개발할 필요는 없으며 의료기관에서 심사자료로 낼 서식만 개발해 필요한 것만 제출하면 된다”며 “필수항목은 모두 작성하되, 선택 항목 등은 심사 등에 필요한 경우만 제출하면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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