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요즘 대형병원 환자쏠림 문제가 심각하지만 다행히 김안과병원은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고 있습니다.”
“암을 제외한 나머지 안과질환에 대해서는 여느 대학병원과 견주더라도 의료진 수나 임상경험에서 전혀 밀리지 않는다고 확신합니다. 작금의 상황도 같은 맥락이라고 봅니다.”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장재우 신임 병원장은 자신감이 넘쳤다. 자타공인 안과 분야 국내 최고,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안과병원이기에 가능한 얘기라는 부연도 곁들였다.
문재인 케어 이후 심화되고 있는 환자쏠림으로 중소병원 고충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김안과병원은 예외임을 당당하게 전했다.
아울러 국내 안과 분야를 선도하는 전문병원으로서 진료는 물론 연구, 교육, 봉사에 이르기까지 여러 분야에서 수행 중인 역할도 변함없이 추진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Q. 문케어 이후 상급종합병원으로의 환자이탈은 없나
환자이탈은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상급종합병원과 비교할 때 의사 수나 임상경험 면에서 우위에 있는 만큼 환자이탈이 많지는 않다. 다만 김안과병원이 다루지 못하는 유일한 영역이 ‘암’이다. 방사선종양학과, 병리학과 등 여러 전문과목과의 협진이 필요하지만 전문병원에서 갖추기에는 한계가 있다.
Q. 제도 변화에도 견고한 비결은 무엇인가
오는 2022년이면 60주년을 맞는다. 지난 세월 동안 김안병원은 환자진료에 가장 기본을 지킨 병원이라고 자부한다. 그 원칙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지금도 모든 의료진이 교과서와 진료지침에 입각한 진료를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진료원칙은 앞으로도 고수해야 할 김안과병원의 이유 있는 고집이다.
Q. 의료전달체계 붕괴 우려감이 크다. 협력병원들과의 소통은 어떤가
김안과병원은 500여 곳의 협력 의료기관들과 핫라인을 가동 중이다. 일명 'DHL(Doctor's Hot Line)'로 불린다. 개원의가 직접 김안과병원 의료진과 전화연락이 가능하다. 진료예약부터 환자의뢰까지 모든 프로세스가 이뤄진다. 1차에서 2차로의 전달체계는 공고하다. 대학병원에 암환자를 의뢰하고 있으니 3차까지 연계되는 시스템으로 볼 수 있겠다.
Q. 전반적인 연구도 탁월한 성과를 내고 있다는데
매년 SCI급 논문 30여편을 게재하고 있다. 이는 안과 분야에서 대학병원 못지 않은 실적이다. 앞으로도 의료진의 연구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다만 임상시험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크다. 국내 최대 안과 전문병원임에도 불구하고 제도적으로 임상시험 참여가 상당히 제한적이다.
Q. 구체적으로 어떤 제한을 의미하나
상당히 조심스러운 문제다. 우리나라 임상시험 관련 제도는 대부분의 조건이 대학병원만 가능하도록 설계, 운영되고 있다. 임상시험 주연구자 자격이 대학병원 교수로 제한돼 있다보니 전문병원이 주도적인 연구를 수행할 수 없는 구조다. 물론 참여는 하지만 주연구자 아닌 보조연구자 역할에 불과한 실정이다.
"반복되는 평가 피로도, 간호인력난 모든 병원의 현실"
"거창한 계획보다 내실 다지며 60년 전통 ‘원칙진료’ 기반으로 재도약 모색"
Q. 전문병원 제도에 적극 참여 중인데 고충은 없는지
시범사업부터 3주기에 이르기까지 꾸준하게 정부의 전문병원 제도에 동참했다. 가장 큰 어려움은 중복되는 평가다. 전문병원 평가, 수련병원 평가, 의료기관 인증평가 등 계속되는 평가에 피로도가 상당하다. 무엇보다 각종 평가기준들이 상급종합병원에 맞춰져 있다 보니 전문병원 입장에서는 충족시키기 버거운 부분이 많다.
Q. 간호사 수급상황은 어떤가
간호인력난은 여느 중소병원들과 마찬가지다. 물론 서울 소재 전문병원인 만큼 지방 보다는 채용이 수월하지만 잦은 이직이 문제다. 특히 수술실 간호사들의 이직 때문에 고충이 크다. 어렵사리 교육을 시켜 놓으면 상급종합병원으로 훌쩍 떠나버리는 탓에 늘 수급난이 반복된다. 의료인력에서 자유로운 병원은 없는 것 같다.
Q. 2019년 개원한 베트남 현지병원 상황은
지난해 4월 베트남 호치민에 김안과 다솜병원을 개원했다. 현재 다솜병원은 베트남 현지 의사 자격증을 취득한 김성주 원장이 이끌고 있다. 한국 주재원이나 교민뿐만 아니라 현지인과 베트남 거주 외국인을 대상으로 진료를 수행 중이다. 현지에서 치료가 어려운 환자의 경우 한국 김안과병원으로 전원시키는 구조다.
Q. 그동안 동남아국가 의료 발전에 관심이 많았다고 들었는데
지난 10여 년간 꾸준하게 캄보디아 의료봉사를 진행했다. 특히 베트남을 비롯한 필리핀 등 여러 국가 의사들의 김안과병원 연수를 다녀갔다. 다만 술기를 익히기 위해 장기연수가 필요함에도 제도적으로 비자 문제에 걸려 단기연수에 만족해야 한다는 점은 아쉬움이다. 이 부분에 대해 정부가 관심을 가져주길 희망한다.
Q. 향후 김안과병원 운영 계획은
2년 후 60주년을 맞는다. 100주년, 200주년으로 가기 위해 거창한 계획보다 지금까지 지켜왔던 원칙을 공고하게 다지는 게 취임 첫해 목표다. 또 중장년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젊은세대에 김안과병원을 인식시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인공지능(AI) 등 변화무쌍한 의료환경에 대비하는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