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시장지향형 의료기기’ 개발을 목표로 기술개발→제품화→임상·인허가 등 의료기기 연구개발 전주기를 지원하는 ‘범부처 전주기 의료기기 연구개발사업’의 구체적 내용이 공개됐다.
범부처 전주기 의료기기 연구개발사업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것으로 올해부터 2025년까지 6년간 총 1조2000억원의 대규모 예산이 투입된다.
의료기기 분야에서는 이례적인 규모의 예산에 업계 관심이 상당하다.
실제로 지난 1월21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개최된 범부처 전주기 의료기기 연구개발사업 공청회에는 과제 지원계획을 듣기 위해 모인 참가자들이 회의장 바깥까지 늘어설 정도였다.
이번 연구개발사업은 ▲글로벌 경쟁력 확보 제품 개발 ▲4차 산업혁명 및 미래의료환경 선도 ▲의료공공복지 구현 및 사회문제 해결 ▲의료기기 사업화 역량강화 범부처 전주기 의료기기 연구개발 등 4개로 구성됐다.
글로벌 경쟁력 확보 제품 개발 분야에서는 체외진단 기기 및 플랫폼(706억), 융복합 광학 의료기기(278억), 스마트 환자케어 시스템(257억) 등을 지원할 방침이다.
지능형 심혈관계용 스텐트 및 카테터(533억), 정형외과용 맞춤형 의료기기(127억), 분자영상융합 정밀 영상의료기기개발(427억) 등도 해당한다.
4차 산업혁명 및 미래의료환경 선도 분야에는 스마트 헬스케어 의료기기 개발(735억), 병원중심 사물인터넷(IoT) 기반 의료기스템 개발(429억), 신개념 메디봇 시스템 개발(589억), 차세대 마이크로 메디봇 시스템 개발(588억), AR/VR 기술 기반의 실감형 의료기기 개발(20억), 의료기기 맞춤형 소재 및 소자 개발(536억) 등이 선정됐다.
의료공공복지 구현 및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신체기능 복원 및 보조 의료기기 개발(382억), 장애인 이동 및 생활편의 개선 의료기기 개발(180억), 고령자 질병 예방용 일상 모니터링 기술 개발(288억), 고령자 재활 및 인지증강 시스템 개발(318억)등을 지원할 방침이다.
이밖에 의료서비스 소외지역 격차 해소를 위한 의료기기 연구개발에 총 268억원, 의료기기 임상시험 지원 및 사업화 코디네이션 시스템에 1800억이 투입된다.
각 단일 품목에 지원 가능한 비용만 해도 수백억 원에 육박하는 셈이다.
사업을 소개한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박지훈 PD는 “사업 실효성을 입증하는 것은 성과다. 이번 사업이 연속성을 갖고 진행될 수 있으려면 초기 단계인 3년차까지 구체적인 실적을 내야 하기 때문에 초반에는 사업화가 가능한 품목에 지원이 집중될 것”이라며 “업계에서도 의료기기 분야를 위한 사업이 지속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달라다”고 당부했다.
앞으로는 연구개발사업을 이끌 사업단장을 선임하고 과제 상세 기획을 완료한 뒤 금년 7월부터 본격적으로 과제에 착수할 계획이다.
한편 학계와 산업계는 "‘범부처’와 ‘전주기’가 실효성을 발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청회에 참석한 고대안암병원 박건우 교수는 “그동안 국산 의료기기가 병원에서 쓰이지 못했던 이유는 기업들이 연구를 담당하는 의사가 아닌 구매팀을 만나 제품을 판매하는 방식이었기 때문”이라며 “기업은 의사와 기술에 대해 얘기해야 하고 의사 또한 의료기기 개발에 적극 참여해야 가치가 증폭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단순한 지원 아이템 나열이 아닌 사업단 차원의 의료기기 생산 과정 전주기 지원과 범부처로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명확히 해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리브스메드 배동환 이사는 “하나의 의료기기가 탄생할 때까지 많은 과정을 거친다. 우리 회사도 자체적으로 의료기기를 개발하면서 복지부와 심평원의 도움 하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사업단에서 주도적인 과제 지원 및 평가를 진행하는 데 업계의 기대가 크다”며 “개발 단계에서부터 임상의들의 참여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제품이 시장에 잘 자리잡을 수 있도록 도움을 얻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