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지난 1월10일 데이터 3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가운데, 정부가 관련 후속 입법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특히 정부는 개인정보 활용과 관련해 의료분야 특수성을 인정하고, 개별사안에 대해서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이하 개보위)를 출범시켜 복지부와 논의토록 할 계획이다. 단 최종 책임은 복지부에 있고, 법 해석도 복지부 소관이기 때문에 복지부-시민사회 간 첨예한 갈등이 예상된다.
행정안전부는 21일 방송통신위원회·금융위원회·개보위 등과 합동 브리핑을 열고 "데이터 3법 구체화를 위한 행정입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새롭게 출범하는 개보위는 행정안전부·방송통신위원회 등의 권한을 위임 받고, 개인정보보호 정책 수립과 광범위한 조사·처분권을 보유하게 된다. 개보위는 민감한 개인 의료정보 등의 보호 혹은 활용을 복지부에 권고하고, 최종 판단과 책임은 복지부가 지게 된다.
의료계 관심사항은 ‘가명정보’ 처리를 통한 개인 의료정보 활용이다. 개인정보보호법(개보법)을 포함한 데이터 3법의 주요 내용은 가명정보 개념을 도입해 통계작성·과학적 연구·공익적 기록 보존 등 목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의료계 일각에서는 정신질환 등 민감한 개인 의료정보의 경우 가명정보 처리가 의미 없음을 지적한 바 있다.
이에 정부는 개보법이 일반법이고, 의료분야의 경우 의료법 등 특별법이 있기 때문에 특정 의료정보는 가명정보 처리를 못 하도록 할 방침이다. 개보법 6조는 개별법에서 정보를 보호하려는 취지가 있을 경우, 해당 법을 따르도록 하고 있다.
쉽게 말해 사안에 따라 개보법-의료 관련법 등의 우선순위를 달리한다는 것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개보법을 따라야 한다”면서도 “의료법 등 개별법에서 보호하려는 취지가 있으면 특별법을 따르는 것이 맞는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의료법 등 의료 관련 법안이 30여개가 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복지부가 법 하나 하나를 두고 판단 해보지는 않았다”며 “기존 법 해석도 시대나 기술의 변화에 따라 달라지는 만큼, 엄격하게 보호해야 할 부분은 복지부가 밝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오는 2월까지 데이터 3법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하고, 3월까지 고시 등 행정규칙 개정안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법 시행 시점에는 분야별 가이드라인과 해설서 개정안 등을 발간해 가명정보의 활용 범위, 데이터 결합 방법·절차 등을 명확히 한다는 방침인데, 법 해석을 두고 정부와 시민사회 간 갑론을박이 불가피해 보인다.
무상운동본부는 데이터 3법이 통과한 다음 날 성명서를 발표하고 “국회가 국민의 정보인권을 포기했다”며 “법안 폐기 및 헌법소원 등 후속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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